음율처럼 시어들이 생동감이 넘쳐난다. 그래서 그의 작업에는 늘상 새로움과 젊음이란 단어가 동반된다, 박은주시인의 작업에 대한 어느 문인의 평가다.

이처럼 그의 문필에는 원고지를 매워가는 힘든 작업이 수반된다. 지난 2002 열린 시문학상을 수상한 박은주시인이 두 번째 작품집 ‘물은 맨발로 걷는다’를 문예연구사에서 펴냈다.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 자연에 대한 경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져 있어 새해에 읽기 편한 책으로 손꼽힌다.

‘나의 분신 이며, 내 소중한 그림자여 / 지독한 산고 끝에 너를 얻어 부둥켜안고 몸부림친다 / 이제 내 품에서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 날개를 퍼덕이며 창공을 나는 것은 너의 몫이다 / 아픈 내 가슴 문지르며 주저앉으려는 너를 보내놓고 / 나는 그저 부끄러워 얼굴 붉히며 너의 뒷모습 바라볼 뿐.’(머리말 중략)

시인은 시에 모든 것은 던지며 내려놓는다고 말하는 서문처럼 이 시집은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는 연필심을 만나게 해준다.

세상이 각박하여도 시를 통해 삶을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시들은 그만큼 시인 자신의 가슴아픈 생채기와 같다.

문학평론가 이동희박사는 “동사형 사유가 빚는 발랄한 시적 감성은 자신의 시적 특성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를 간판한 유효한 시의 어법”이라고 평했다.

백제예술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후 문학공간사 신춘문예백일장 장원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열린 시문학상과 제 2회 마터나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숨어우는 바람’으로 문단의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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