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장보기가 겁나요."
전주시 중화산동에 사는 주부 김미선(36)씨는 설 차례상 비용을 미리 뽑아보기 위해 인근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 해 4000원 하던 닭고기 한마리가 6500원으로 2200원이나 올랐고, 1kg당 6000원이었던 돼지고기도 9000원으로 3000원이나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 해 명절에는 10만원 안팎에서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15만원 이상 지출해야 될 것 같아 걱정”이라며 “그래서 비용을 좀 더 줄이기 위해서 차례상을 간소화시킬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7일 농협하나로마트전주점이 26일 설명절을 앞두고 조사한 ‘4인 가족 09년 설 상차림 예상비용’에 따르면 올 차례상 비용은 23개 품목 기준으로 지난 해 14만4800원보다 9.5% 늘어난 15만8600원으로 나타났다.
쇠고기는 전년 2만8000원(1kg기준)에서 3만원으로 2000원 올랐고, 조기도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동태포(4100원→5500원), 계란(4800→5500원) 등으로 각각 올랐다.
반면 과일과 채소 등은 지난 해 풍성한 작황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사과는 1만5000원(5개), 밤은 3000원(500g), 곶감(1팩/6000원)과 고사리(300g/ 4500원), 시금치(300g/1800원) 등도 전년과 같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다만 배는 풍작으로 인해 작년보다 3000원 내려간 1만2000원(5개)으로 유일하게 싸졌다.
여기에 설명절 선물세트 가격도 크게 올라 설선물 구입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부담이 없는 선물세트로 통했던 생활용품 세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주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작년에 2~3만원대가 주력이었던 생활용품 선물세트가 올해의 경우 4~5만원대로 두배 가까이 올랐다. 와인도 수입주류 가격이 10~15%정도 올라 명절 세트 가격에 영향을 미쳐 전년보다 15%정도 상승한 가격에 선물세트가 구성됐다.
이밖에도 견과류의 경우는 잣, 호두는 전년 작황이 부진해 전년에 비해 10% 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로클럽 전주점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반해 물가는 크게 올라서 차례상에 올라가는 일부 품목 가격이 작년보다 많이 올라 장바구니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다행히도 과일과 채소 등이 풍작으로 인해 가격변동이 없거나 내려가 소비자 부담을 줄어주게 됐다”고 말했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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