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주지검장

l승인2009.01.07l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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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남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라’는 말이 제 인생의 철칙입니다. 그 말에서 검사로서의 업무원칙과 인생의 나아갈 방향을 찾고 있습니다”
그를 보면 업무에 철두철미한 검사모습과 어떻게 하면 남을 위할까 라고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이 함께 오버랩 된다.
지난해 도내 국회의원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와 각종 뇌물비위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수사, 갖가지 알게 모르게 이뤄진 그의 선행이야기가 맞물린 까닭이다.
채동욱(50) 전주지검장이 작년 3월 부임한 뒤 취임 10개월을 맞았다. 그는 겸손하고 논리적이며 창의적인 성품으로 확고한 소명의식과 탁월한 리더십 등 관리자로서의 덕목을 두루 겸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타고난 친화력으로 유관기관과의 뛰어난 업무조정능력을 인정받고 있는가 하면 대검 수사기획관 재직 때는 ‘현대차 그룹비리사건’, ‘론스타 사건’등의 수사를 지휘, ‘수사통’으로서의 분명한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다.
기축년 새해를 맞아 전북 법 집행기관 총수로서의 그의 생각 등을 들어봤다.

▲부임한지 10개월이 다됐다. 전주지검장으로서 보낸 한해를 돌아본다면.
-검사부임 후 서울과 창원, 대전, 부산 등에서 근무했고 전주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도시에서 주로 근무하다 와보지 지역정서가 조용하고 점잖아 편안한 마음이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선산이 군산 옥구에 있어 성묘하러 왔을 때 잠깐 들렸던 곳이 바로 전주였다. 그래서 인지 하룻밤도 제대로 묵은 적이 없는데 올해는 그렇지가 않았다.(웃음)


▲올해 검찰 인사는 여느 해보다 빠르고(1월 중) 그 폭도 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무 추진능력 등을 토대로 요직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
-벌써 10개월이 흘러갔다. 어쩌면 이렇게 세월이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 1개월 밖에 안된 것 같다. 벌써 인사에 대한 질문의 답변이라면 ‘특별히 생각하는 곳은 없다’가 대답이다.
어딜 가나 좋은 보직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할 작정이다. 어떤 길을 가던지 그 길이 자기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미래는 오지 않은 것이다. 젊었을 땐 미래에 대해 걱정도 했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런 걱정들이 줄어들게 됐다.

▲검찰은 다가서기 어렵고 높은 기관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아직도 남아있는 건 사실인데, 검찰이라는 기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검찰이 해야될 본연의 일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법 집행기관’으로서 사정(司正)에 충실하고 법에 대해 총책임을 지는 것이다.
법질서 확립을 위해 만들어 놓은 기관이고 그래서 나라에서 수사권, 기소독점권도 부여한 것이다. 그것이 검찰의 직무이자 의무다.
두 번째 기능은 ‘인권 옹호 기관’으로서의 역할이다. 경찰이나 특별사법경찰관과 다른 점은 그들에 대한 감시 권한 감독권을 준 것이다.
그러나 법질서 확립에 치우치다보면 인권옹호측면을 잊을 수 있고 다른 한 측면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기능을 마음속에 생각하고 행동에 충실해야한다고 본다.
검사로서의 좌우명이 있다면 ‘배려라는 두 글자는 잊어버리지 말자’다. 배려라는 것은 휴머니스트가 되자는 이야기가 아닌 직무상 항상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한다는 뜻이다.
배려가 항상 나의 출발점이자 기착점이다. 내 소망은 ‘인간냄새’ 나는 검사가 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경기가 어렵고 전북은 특히 더 어렵지 않겠는가. 서민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뇌하고 있다.

▲지난해 검찰의 업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두 명의 국회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기소, 김진억 군수 뇌물 수수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처리했는데, 일부에선 정치, 정책공백으로도 이어졌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지역주민 민의(民意)의 결집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이 낙마한 모습을 보면 먼저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최대한 그들을 위해 배려했다. 소환 등의 수사도 공인인 그들을 위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다. 또 당시 언론에서 취재경쟁이 벌어졌을 때도 공인이라는 측면을 감안해 초상권 문제도 배려했고 수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 직업의 숙명이다. 그들의 오점이 있으면 오점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지역주민들께서 충분히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채 검사장은 서울에서 ‘1004호 검사’, ‘얼굴 없는 천사’ 등의 호칭과 갖가지 선행은 물론 지금도 복지시설 방문, 불우 청소년 돕기 등 갖가지 선행을 계속 하고 있는데 특별한 자신만의 선행 가치관이 있다면.
-그때 일은 왈가왈부 할 문제가 아니고, 지금도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사실이었는데..., 98년도부터 어려운 중학생들을 도와 월급의 일정액을 학생들에게 주는 선행을 시작했는데 학생들 일부가 서울지검에 감사편지를 보내면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이 내부 수사(?)를 거쳐 1004호 검사가 나임을 확인한 뒤 나에게 천사냐고 물어봤을 때도 발뺌을 했었다. 그냥 나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이 싫었다.
전주의 노송동사무소의 매년 수천만원씩을 기부하는 '얼굴 없는 천사'나 영화배우 문근영의 남모르는 기부가 정말 내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정말 아름다운 분들이다.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는 선행이 바로 내가 원하는 선행이다.

▲마지막으로 기축년 새해 법 집행기관 총수로서 전북도민들에게 한마디.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 등과 협조를 해서, 전북지역의 법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 전북지역의 기업유치, 투자, 글로벌한 경쟁력을 가지는데 중요한 요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매사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에 임할 것이다.
서민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경우에 따라선 그들의 아픔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잇는 ‘따뜻한 법치주의’를 행사하도록 노력하겠다.
적어도 전북지역 내에서는 그 어떠한 인권 침해도 없도록 검찰의 감시감독기능을 철저히 강화하고 스스로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대담=권희성 사회부장, 정리=백세종기자·103bell@



< 채동욱 전주지검장 양력>
-1959. 1. 2. 서울 출생 (세종고, 서울대 법대ㆍ대학원)
-1984 사법연수원 수료(14기), 군법무관
-1988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1996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1997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장
-2001 대검찰청 마약과장
-2003 서울중앙검찰청 특수부장
-2004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장
-2005 부산고등검찰청 검사 (부패방지위원회 파견)
-2006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2007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
-2008. 3 전주지방검찰청 검사장


  kkozili@jeolla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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