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인해 가금류를 매립한 도내 시군지역의 상수도관로 설치가 완료됐으나 일부 세대들이 자부담 비용문제로 급수시설 설치를 꺼려하고 있다.
8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익산시와 정읍시, 김제시, 완주군, 순창군, 부안군 등 6개 시군은 지난해 가금류를 매립했던 215개 마을 9738세대를 대상으로 국비 265억200만원을 포함한 총 331억2600만원을 들여 상수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시군 마을은 지난해 말 상수도시설 설치를 위한 관로공사 및 포장공사가 완료됐으며 익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의 마을의 경우 개인급수 공사까지 마무리된 상태다. 특히 익산시와 김제시는 개인급수 공사에 따른 자재를 구입해줘 해당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그러나 나머지 정읍시와 완주군, 순창군은 현재 3301세대 중 2853세대가 급수공사를 신청한 반면 448세대는 신청하지 않거나 수익자 부담비용으로 인해 신청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는 실정이다.
급수시설 설치는 상수도 관로를 각 세대로 이어주는 것으로 평균 50만원 가량이 소요되지만 관로와 먼 거리에 있는 세대의 경우 100만원까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해당 마을의 독거노인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들 입장에서는 목돈을 들여 상수도를 이용하기보다 기존의 마을상수도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I 발생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던 이들 마을 주민들은 결국 가금류의 살처분으로 오염 가능성이 높은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이용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졌다.
도 관계자는 “판로공사와 포장공사와는 달리 개인급수공사는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면서 “익산과 김제는 AI발생으로 인한 피해규모가 컸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에서 급수시설 공사를 위한 자재 지원까지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준일기자·ghksr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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