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가 희망이다.

4. 성악가 김동식.

언어에서 표현되는 예술적 향음은 굉장히 깊다. 그래서 우리말로 된 성악 오페라는 성음의 높이를 떠나 친근감을 더한다.

“흔히 닭살이 돋는다고 하는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섬세한 음악을 하고 싶었다”는 말로 첫마디를 연 바리톤 김동식(46·사진)씨.

서양음악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전북지역에서 굵직한 성악 오페라 공연의 주연을 맡아 오고 있는 그는 표정과 성음에서도 그의 기가 느껴졌다.

"서양의 유명한 오페라 공연을 많이 해봤지만 그래도 우리 한국적 소재를 다룬 작품이 관객의 호응도 좋고 감정과 감각을 자연스럽게 배어나오게 할 수 있어 한국작품을 할때마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공연 리허설을 캠코더로 촬영해 다시 보며 보완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기에 녹음해 항상 듣고 다닌다는 그는 “가장 좋아하는 성악가는 접니다. 나 자신이 나의 목소리를 사랑할 수 있어야 남들이 들을 때도 편안하게 마음에 와 닿을 수 있을꺼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심청전에서 심봉사역, 녹두장군의 전봉준 역, 논개에서 게아무라 장군 역등 주역을 맡아온 그는 창작 오페라 ‘흥부와 놀부’에서 놀부를 맡아 오페라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오히려 놀부역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다른 배역은 성격이 정해져 있지만 없는 사람과 착한 사람에게는 악하게 대하고 있는 사는 선하게 대하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다혈질에 가까운 놀부를 소화하면서 표현을 반전해야 했다”고 말했다.

초곤히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놀부 역을 설명 할 때는 놀부의 눈빛으로 설명하는 그는, 성악가이지만 표현력 깊은 배우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음악과 더불어 연극적인 요소와 결합해 종합예술인 오페라로 무대에 서온 베테랑 오페라 주역이지만 그에게도 현실에 안주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1990년 국립합창단에 입단하면서 중앙무대에 선다는 자부심과 함께 합창이라는 것이 개인의 성음을 눈에 띠게 드러내지 않고 함께 하는 것이기에 자기 발전이 좀처럼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홀연히 떠난 이태리 유학이 그에게는 음악을 더욱 사랑하고 한국과 고향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한다.

“오페라는 나와 다른 삶을 이해하고 문화를 이해하며 더불어 사는 인간미를 배울 수 있으며 우리 소리인 국악을 많이 들을 수 있는 지역적 특색이 있는 이 지역에서 한국적 소재로 국악과 결합된 창작 오페라가 앞으로 많이 열릴 예정이다”고 말하며 “옛것을 현대화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연출자를 비롯해 공연자도 현대와 미래적인 감각을 갖춰야 과거를 잃어버리지 않고 조화롭게 이뤄나갈 때 오페라가 발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불현듯 궁금해 모르는 사람들에게 목소리 좋다는 말을 많이 듣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성우라고 묻는 사람이 많다며 외모에서는 성악가로 안 보이나 보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는 그는 표현력 짙은 오페라인이였다.

▲ 성악가 김동식씨는=
정읍출신으로 군산대학교 음악학과와 한양대 대학원 졸업하고, ARIGO PEDOLLO DI VICENZA 이태리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현재 군산대학교 음악대학교를 출강하고 있으며, 호남 오페라단 단원과 T&B국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1990년 국립합창단 정단원 역임했으며 국립오페라단 상근단원 솔리스트를 역임했으며 그동안 유럽 및 국내에서 오페라를 비롯한 독창회, 칸타타, 오라토리오 등 1000회를 무대에 올랐다.

주요 작품으로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리골렛또’, ‘나비부인’, ‘메리위도’, ‘마술피리’, ‘투란도트’, ‘라보엠’, ‘돈카를로’, ‘마탄의 사수’, ‘시료르델루죠’, ‘사랑의묘약’, ‘카르멘’, ‘호프만의 이야기’, ‘트라비아타’, ‘까발레리아루스띠까나’, ‘잔니스키키’, ‘춘향전’, ‘전봉준’, ‘녹두장군’, ‘시집 가는날’, ‘심청’, ‘논개’, ‘흥부와 놀부’에서 주역으로 출연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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