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지역 문화사 연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왔다. 특히 각 분야마다 활발한 연구성과는 이제 전북 문화를 밝히는 튼실한 힘이 된다. 과거나 지금이 지역연극의 메카인 전북 연극의 역사를 일궈낸 단행본이 나왔다. 전북연극협회(회장 류경호)가 전북 연극의 뿌리와 열매를 동시에 정리한 ‘전북연극사 100년’(전북연극협회)이 나왔다.

기존에 박사학위 논문으로 전북연극을 정리한 이원희 한국사이버대 교수, 곽병창 우석대 교수, 김정수 전주대 교수, 극작가 최기우씨가 필진으로 참가했으며 문치상 편집위원장을 비롯해 김기홍 강택수 류영규 박병도 류경호씨가 편집위원으로 동참했다.

류경호 회장은 “지난해 한국 연극 100주년을 맞아 전북연극사 100년을 통해 신연극 발자취를 보존하고 전북 연극의 우수성을 알려 발전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실증적 자료 접근엔 한계가 있었으나, 이원희교수의 고증을 통한 기록과 자료로 그 면면한 흐름을 정리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민속연희의 한 켠인 굿의례와 함께 탈놀이와 인형극, 판소리와 창극까지 우리 전통 연희양식을 아울러 서술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연극 용어가 사용됐던 시점으로 국한시키면 전통 연희는 제외되지만, 근대 연극은 서구적 모델이기 때문에 포함시킨 점의 전북 연극의 외형을 넓혔다는 평이다.

판소리의 연희적 요소와 소리를 시·청각적으로 표현한 창극 출현, 3·1운동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청년운동단체에 의한 소인극이 탄생했던 1910~20년대, 침체됐던 전북 연극계를 일으켰던 신극 단체 연양사가 태동된 1930년대, 해방 전 시기, 해방 후 전북극예술협회가 발족됐던 1950년대까지 굵직굵직한 무대를 중심으로 전북연극사는 새롭게 탄생되었다.

특히 전북연극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1960~70년대엔 박동화와 ‘창작극회’, 살롱극과 ‘행동무대’, 문치상과 ‘비사벌 극회’등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가 1978년 박동화 선생의 타계로 침체기를 걸었던 전북 연극도 이 책에서는 가감 없이 나온다.

이와함께 1980∼90년대엔 창작극회의 부활, 극단 황토와 소극장 연극운동의 전개, 전주시립극단의 탄생 등으로 다시 활발해진 시기에 힘을 보탰던 극단 하늘과 명태 등 새로운 극단도 탄생된다.

이밖에 전북 연극제, 소극장 연극제가 진행되면서 현재까지 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문치상 편집위원장은 “엉겅퀴처럼 질긴 인연들이 만나 억척스럽게 전북 연극을 가꾸고, 지키고, 다듬어 나가는 후배 연극인들의 의욕적인 자세가 오늘을 있게 했다”며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한다는 것이 아쉽긴 해도 우리 지역 연극사 뿐만 아니라 학계나 공연예술계에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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