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역사공간 회복을 위한 노력에 박수를

조법종(우석대 사회(역사)교육과)

전주는 조선태조 이성계의 본관도시로서 조선왕조 건국이래 왕조발상지인 풍패지향으로서의 위상과 명성을 유지하였다. 또한 현재는 한국의 대표적 전통역사문화도시로서 “한국을 느끼려면 전주로 가보라”는 말이 상식이 될 정도로 도시의 이미지가 정착되어 있다. 이 같은 전주의 역사성은 전주이씨의 발상지를 상징하는 이목대, 태조 이성계가 처음 전주를 방문하여 새왕조 창건의 포부를 밝혔던 오목대 및 전주 경기전에 의해 그 상징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전라감영에 의해 그 역사적 실체가 유지되어 왔다. 또한 대표적 전통 교육기관인 향교와 근대 도시한옥군에 의해 차별화된 도시미감을 갖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조선왕조의 몰락과 일제강점기로의 전환은 이 같은 전주의 역사적 실체들이 심각한 훼손을 당하는 위기를 맞았다. 즉, 태조의 어진을 모신 대표적 상징공간인 경기전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경기전 영역의 1/2에 달하는 수복청 등 의례를 준비하고 관리하기 위한 공간들이 철거되고 일본인 소학교가 설치되었다. 광복이후에도 원형복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그 공간이 그대로 중앙초등학교로 원형이 손상된 상태로 유지되다가 2000년초에야 그 원형이 복원되어 경기전의 면모를 회복하게 되었다. 또한 전주 객사도 일제의 도로개설 명분하에 동쪽 날개건물인 동익헌이 철거되었다가 1990년대 후반 한 칸이 모자란 3칸 건물로 보수되었다. 한편, 전주의 역사적 실체와 위상을 대표하던 전라감영은 일제에 의해 더욱 의도적으로 훼손 파괴되어 1930년대 선화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들이 철거, 매각되고 유일한 건물인 선화당이 1951년 화재로 소실된 이후에는 그 원형이 완전히 사라졌다. 다행히 전라감영부지는 광복전후 몇 차례에 걸친 건물의 신,증축을 통해 2000년대 초반까지 전라북도 도청사로서 사용되다가 최근 전라북도 신청사로 이전 후 현재는 일부 주차장부지등에 대한 발굴이 진행된 상태로 복원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다. 복원의 범위와 내용 및 활용방안에 대해 아직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앞서객사와 경기전의 복원사례와 같이 최대한 원형에 가까운 복원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되는 것이 이목대-오목대관련 지역이다. 일제는 전주 이씨의 발상지 공간인 오목대와 이목대는 전라선 철도를 개설한다는 명분하에 1930년대 오목대 및 이목대가 자리한 발이산(發李山) 자락과 전주의 진산인 기린봉(麒麟峰)으로 연결되는 산줄기를 끊어 풍수지리적으로 조선왕조 발상지 지맥을 단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때 단절된 오목대의 지맥은 1984년 전라선 철도이전후 전주시내를 관통하던 기존 철도노선이 전주-남원간 국도로 활용되면서 2차선정도의 간격이 6차선이상의 폭으로 더욱 단절의 간격이 넓어졌다. 특히, 이때 전주천을 관통하는 한벽교가 설치되면서 전주8경 중 한벽청연, 남고모종, 남천표모의 아름다움을 간직하였던 전주천의 아름다움이 집중된 한벽루의 풍취와 역사성은 모두 사라지게 되는 과오를 저지르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이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전주시가 오목대일대의 역사성 회복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는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전주의 역사성과 자존심을 회복하는 조치로서 매우 적절하고도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훼손된 역사경관과 향교, 전주천 일대의 교통소음 해소와 한옥마을 주차공간 해소까지 함께 해결되는 계획이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