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며 훔친 차량을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에 밀수출한 국제 전문절도단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이들은 모든 열쇠를 위조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다니며 한적한 곳에 주차돼 있는 차량을 대부분 10분 내에 훔쳐 달아나는 신속함도 보여 왔다.

남원경찰서는 12일 대전, 경북, 전북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스타렉스, 1톤 트럭 등 차량 80대(13억원 상당)를 훔친 뒤 차량번호판과 등록증을 위조해 판매한 절도단 총책 심모(47)씨 등 6명을 구속하고 장물 알선책 정모(41)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국외 유통책 이모(60)씨 등 3명을 수배하고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 6일 오전 2시께 남원시 향교동 수도사업소 앞에 주차된 김모(43)씨의 시가 2500만원 상당의 두부배달용 내동탑차차량을 훔치는 등 지난 2006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80차례 걸쳐 차량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훔친 차량 대부분(70대)을 필리핀과 칠레 등에 밀수출하고 10대를 국내에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교도소 복역 중 알게 된 사이로 출소 후 전문절도단을 구성, 차량 등에서 훔친 금품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와 차량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을 이용,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망을 갖춘 이들은 각자 역할분담을 나눠 활동해오는 등 치밀함 마저 보여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특히 이들은 모든 차량의 열쇠를 위조할 수 있는 장비 일명 ‘차량열쇠자동인식기’와 ‘복제기’를 이용하는 수범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사고 차량을 구입해 차대번호와 차량번호판을 위조하거나 부착한 뒤 국외 현지 판매책으로부터 “1톤 트럭 몇 대 필요하다”는 주문까지 받고 훔친 차량 대당 600만원~800만원 가격으로 판매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국내 중고차 매매업자들에게도 표준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제 불황의 서민 가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운전을 생업으로 하던 피해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며 “전국을 무대로 차량 절도를 벌인 일당을 말소시켜 뿌듯하긴 하지만 사실상 피해자들의 보상과 구제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해 9월말 세관 단속으로 밀수출이 어려워지자 훔친 차량으로 전국을 돌며 1억여원 상당의 타월과 담배 등을 훔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유진휘기자․trujen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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