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이제는 속도가 생명이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 이춘희

새 해를 맞은 지 벌써 3주, 늦었지만 기축년 새해를 맞아 전북도민과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우주론적 시각에서 보면 어제와 오늘이 다를 바 없지만 속세의 인간들에게 있어 지난해와 올해가 결코 같을 수는 없겠지요. 특히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새해를 맞는 우리 모두에게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바램 때문에라도 새해를 맞는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대공황이래 처음이라고 하는 세계 경제위기는 반드시 극복될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인류에게 과거 어느 한 때도 위기 아닌 적은 없었을 것이나 우리는 과거의 위기는 잊어버리거나 한낱 추억거리로 가볍게 얘기하면서도 현재의 위기에 대해서는 그 심각성을 과장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역사이래 인류가 겪어온 모든 위기는 극복되었으며,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또한 극복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가 결코 심각하지 않거나 만만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반드시 극복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빨리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문제는 시간이고 속도가 생명입니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 사업 역시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언젠가는 개발되겠지만 그 언젠가가 문제인 것입니다. 제 때 속도를 내어 제대로 추진하면 사업도 성공할 것이고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기여를 하겠지만, 때를 놓치고 미적거리다가 실기를 하게 되면 모처럼 호기를 맞고 있는 새만금 사업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새만금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2007년 말 제정된 새만금사업촉진을위한특별법이 지난해 말 드디어 시행되었고, 지난 1월 14일에는 이 법에 따라 새만금위원회가 발족되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새만금 위원회는 첫 번째 회의부터 각 부처로부터 새만금 내부 개발 추진계획, 방조제 연내 완공, 방수제 조기 착공, 다기능방조제 부지 개발, 신항만 등 기반시설 설치, FDI 산업용지 및 신재생에너지용지 조기 개발 방안 등을 보고받고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동안 장기적 비전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논의가 이제 구체성을 띠면서 현실감 있는 실체로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만금의 복합용도 개발을 뒷받침하고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며 사업 촉진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보강하고 특례와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새만금 특별법 개정안이 그동안 관계 부처의 의견조율을 마친 다음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제출되었습니다. 이 특별법이 개정되면 새만금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지난 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새만금 산업단지는 지난 해 말 매립실시계획 승인 등 소정의 절차를 거치고 2월말 또는 3월이면 기공식을 갖고 착공을 하게 됩니다. 비로소 전북도민들이 기다려왔던 새만금 내부개발의 힘찬 첫걸음을 내딛게 되는 것입니다. 1991년 새만금 방조제 건설을 시작한 후 18년이 지난 2009년이 되어서야 내부개발을 시작한다고 하니 그동안 새만금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애정 어린 관심과 성원을 보내온 전북도민들의 감회는 남다를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문제는 시간이고 속도가 생명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합니다. 이웃 중국 상하이의 푸동지구나 두바이의 경우 불과 20년 남짓한 기간에 상전벽해의 엄청난 변화를 이룩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니 굳이 다른 나라의 예를 들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5년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 송도지역은 과거 여름 한 철 해수욕객들이 찾던 한적한 바닷가가 이제는 마천루를 연상케 하는 신시가지로 변하였고 외국기업들이 투지를 위해 줄지어 찾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비전을 설정하고 하나하나 실천에 옮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만금 역시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단계별 전략을 수립하여 하나하나 실천해 나간다면 우리 국민들이 염원하는 대로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해 5월 새만금 일부 지역과 군장산업단지, 고군산군도 등 주변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8월에 발족한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해 새만금 산업단지와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담당할 사업시행자를 정하였고, 공모를 통하여 국제적 감각이 있고 기업 사정에 밝은 외부 전문가들로 투자유치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등 국내외 기업들에 대한 투자유치기반을 구축하는데 주력하였습니다.
 올해는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개발사업과 투자유치를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우선 군장산업단지 남측의 새만금 산업지구는 2월말 또는 3월경에 매립공사에 착수한 후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실시설계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공유수면 매립권한의 양도양수와 매립 준설토 확보방안 등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해 왔고, 환경, 교통영향평가, 해역이용협의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부안군 하서면 변산반도에 인접한 새만금 관광지구는 기왕에 수립된 개발계획을 토대로 민간 개발사업자 모집절차를 조속히 밟아 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시계획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며, 환황해 국제해양관광지의 중심이 될 고군산군도지구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메이저급 해외 관광개발사업자와의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계획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군장산업단지에 이미 입주하였거나 입주예정인 기업들이 편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인허가 처리기간을 단축하는 등 원스톱 행정서비스 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새만금을 위한 홍보를 강화하고 주력산업별 유망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기업환경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새만금지구 개발에 대해서는 지난 20년간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논란을 뒤로하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세계경제자유도시라는 비전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호시우보(虎視牛步)를 내딛어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하며, 이를 위해 전북도민과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 그리고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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