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동문학계에 생태동화란 분야를 개척한 작가로 알려진 임신행씨는 40여년이 넘도록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자연 속에서 요즘 아이들의 꿈과 정서를 녹여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최근 도서출판 아이들판에서 나온 '언제나 꽃피는 과수원'은 어린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이유를 깨치게 하는 임신행의 창작동화집이다.

요즘의 도식적이고 가벼운 동화들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형태로 선보인 이 책은 우선 소재도 다양하고 이야기에 있어서도 현장감이 살아 있는 문장과 토속적인 사투리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동화라고 해서 억지스러운 결말을 끌어들이거나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교훈을 주고자 애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환경 문제, 역사 문제, 가족 해체 문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심리 등을 느끼고 함께 생각해 보게 만드는 출판물이다.

1965년 등단 이후 대한민국문학상, 최계락문학상, 한국어린이도서상 등을 수상한 한국의 대표적인 동화작가 임신행은 그동안 '꽃불 속에 울리는 방울소리'등을 통해 자연 및 생태 문제와 연관된 주제와 소재 속에서 시골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을 그려냈다.

총 9편의 동화가 담겨져 있는 이번 책가운데 첫번째 작품'내 이름은 방실금'은 방귀쟁이 지수가 사람들이 많은 엘리베이터에서 방귀를 뀐 것을 계기로 여러 가지를 깨닫는 내용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으며 부끄럽더라도 그때그때 사과하는 게 좋다는 것, 방귀는 사람뿐만 아니라 소나 말, 돼지, 하마, 곰도 다 뀌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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