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전 국민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4강 신화를 기뻐할 때 외국어통역은 물론 교통안내, 숙박안내 등 남모를 봉사를 펼친 이들이 있다.
이들은 월드컵이 끝난 후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 생활했지만 공허한 마음만은 지울 수 없어 지역사회의 숨은 봉사자로 머물기 위해 다시 한번 뭉쳤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전주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사회에 빛을 주고 있는 ‘2002 전주 월드컵 자원봉사단’의 활동을 들여다보자.
■ 자원봉사 4강 신화 창조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짬 시간을 쪼개 타인을 봉사하는 일은 나를 위한 것이다.’
한일월드컵당시 전주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이들이 지난 2005년 지역 사회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다시금 뭉쳤다.
이들이 뭉치게 된 이유는 4강 신화를 창조했던 당시의 그리움이 아닌 삶의 현장 속에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직 공무원, 교사 , 회사원, 주부들과 직장에서 퇴직한 사람이나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로 봉사활동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여가를 이용해 지역사회를 위해 살겠다는 각오가 더욱 단단하다.
현재 시태봉 회장과 주희곤 사무국장을 비롯한 회원 60명이 활동중인 ‘2002 전주 월드컵 자원봉사단’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국제축구경기와 전북현대모터스 프로축구경기에 시민 질서운동과 환경정화활동, 전주시 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 가꾸기에 동참하고 이웃돕기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전북현대모터스의 홈경기가 있을 때면 이들은 관중들의 안전과 쾌적한 관람, 원활한 경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에 나선다.
일부 열광적인 팬들은 경기가 패배했을 때 음주 후 술병과 음료수 병을 운동장에 던지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경우는 물론 물병과 술병의 마개를 막아서 던지면 흉기가 되어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이 자원봉사를 펼친 후로 이젠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처럼 ‘2002 전주 월드컵 자원봉사단’은 지난 2002년 대한민국 4강 신화에 이어 이젠 선진 전주시민 4강 신화 창조를 위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 끝없는 봉사열정
이들의 활동은 경기장뿐만이 아닌 전주시내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주 지역 내 소공원 공중화장실 청소와 장애우시설과 비인가 시설 등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 전주시 서부권 상수원인 임실 방수리 취수원에서 환경정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해 역시 ‘2002 전주 월드컵 자원봉사단’은 전주시 공공시설 환경정화봉사활동과 전주시 각종 캠페인 참가 및 행사 지원, 전주지역 장애우 시설 및 비인가 시설 선정 봉사활동, 행정기관의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대상지역 선정 등 관계기관과 유기적으로 협조·운영을 할 계획이다.
특히 전통 문화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글로벌 시대를 맞아 외국인이나 국내 관광객들이 방문했을 때 깨끗하고 아름다운 전주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맞춤식 봉사를 통해 행복한 전주를 만드는 밀알이 되고자 하고 있다.
또한 회원들에게는 봉사활동을 통해 자아성취, 자아만족은 물론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각종 행사 및 봉사참여로 폭넓은 대인 관계를 형성해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로 사회의 리더로서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도 병행할 방침이다./남양호기자·nyh3344@
■ 시태봉 회장 인터뷰
“자원봉사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겸손함에서 시작됩니다.”
2002 전주월드컵 자원봉사단 시태봉(사진·60) 회장의 일성이다.
현재 완산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어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그는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자하는 열망 때문에 자원봉사를 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사회 봉사활동에서 얻은 마인드를 가지고 학생과 학부형을 고객으로 수요자에 맞는 교육으로 만드는 CEO교장이 되고 싶습니다. CEO교장에 대한 노하우는 외국어자원봉사활동 등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시 회장은 타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는 “봉사활동에 열정을 갖게 되면 무엇이든지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며 “완산고 학생들과 전주시 자원봉사센터가 결연식을 맺고 이웃돕기 운동을 펼쳐 열정이 가득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시 회장은 자원봉사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사회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일단 도전해보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남양호기자·nyh3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