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체전 결산-2
우수선수 발굴과 인프라 구축

전북 동계스포츠가 비상과 하락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만년 종합 4위에 만족하고 있는 현 상태에서 3위를 따라 잡기가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도내 일반 기업의 동계종목 실업팀이 한 곳도 없는 현 실정에서 동계체전 상위전망은 난망 하다. 동계종목 우수선수들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우수선수가 진로를 걱정하지 않고 마음 편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때가 오기 전까지는 전북의 종합 3위 이상 성적은 요원하다.
이번 동계체전 금메달 12개중 개인이 따낸 개수는 바이애슬론 제갈향인(설천고1)과 김란영(무주고1)이 각각 3개와 쇼트트랙의 계민정(전북도)의 2개로 모두 8개나 차지한다. 이는 전북 동계종목에서 우수선수가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제갈향인은 지난대회 중등부 3관왕과 이번 대회 고등부 3관왕으로 중등, 고등부 연속 3관왕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제갈향인과 김란영은 타 지역인 강원도에서 전지훈련을 해서 얻어낸 값진 메달들이다.
그러나 제갈향인이 실업 팀을 선택할 때는 과연 고향인 전북도를 선택할지 아무도 모른다. 2007년 무주출신으로 500만원이 많은 전남을 선택한 조인희는 전북 선수단의 종합 1위 4년 연속 기록을 저지한 장본인이 되어 버렸다. 여자 팀은 도체육회가 있지만 남자는 실업 팀이 없어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남자 일반에서 3관왕을 차지한 이인복(상무)도 무주 출신이다. 허 선수가 고향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것은 남자 실업 팀이 없기 때문이다.
무주군에서 바이애슬론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우수선수의 타 지역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도내 기업체에서 전북 동계스포츠 효자종목인 바이애슬론 남·여 팀을 창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또한 무주리조트의 스키장과 전주빙상장을 제외한 동계스포츠 관련 시설 인프라가 취약하다. 도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내년이나 내후년에 전국동계체전을 유치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시설에 관련해서 아무 말이 없다. 기존에 있는 시설로 대충 대회를 치르려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중산초등학교 아이스하키 팀은 동계체전을 앞두고 컬링과 빙상에 이어 오후 10시 이후 연습에 돌입했다. 빙질 때문에 아이스하키 팀 연습시간을 가장 늦은 시간에 배정했다고는 하지만 어린나이의 선수들이 감당하기에는 체력적으로 큰 손실이 있었다.
금메달 3개로 4점차이로 아깝게 종합 2위를 차지한 컬링은 악전고투 끝에 얻은 결실이다. 경기 시간이 길다 보니 전주빙상장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을뿐더러 빙질조차 나빠 기량향상에 문제가 있었다. 전북과 경쟁 상대였던 경북 의성은 전주시보다 작은 도시임에도 컬링 전용훈련장을 갖춰 일반 팀마저도 국내 최고 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컬링연맹 회장과 지도자들은 동계체전을 준비하기 위해 전주빙상장 눈치를 보지 않고 좋은 빙질에서 훈련을 하기 위해 4000여만 원을 들여 중국 하얼빈과 베이징에서 맹훈련을 했다.
전북 컬링의 숙원인 전용훈련장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한 것은 단체장의 관심부족이다. 바이애슬론도 도내에는 훈련장이 없어 매년 적지인 강원도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도는 내년이나 내후년엔 전국동계체전을 해야 한다. 기존의 시설로 전국 체전을 치르려 생각하고 있다면 큰 오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에서 예정된 동계체전은 바이애슬론과 컬링 전용훈련장을 만들어 타 지역에서 동계훈련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수지타산이 맞을 것이다. 동계스포츠 인프라 구축은 도와 도의회의 역할이 가장 크다. 도의회는 체육을 통해서 전북이 단결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인프라 구축 예산과 실업 팀 창단 지원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도의회가 지금까지는 방관자적인 입장에 있었지만 지금부터 전북 동계종목 육성에 앞장서야 할 때이다. 전북도와 도내 시군, 도의회, 도교육청, 도체육회가 한마음으로 실업 팀 창단과 체육 인프라 구축에 나설 때 동계체전에서 3위 이상의 성적과 김연아와 같은 세계대회를 휩쓸 선수가 전북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끝>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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