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판소리의 본향이라고 일컫는다. 조선 전, 후기 8명창을 비롯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수많은 명창등이 전북출신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절 한눈팔지 않고 살아온 명창들 때문에 이러한 수식어는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에서도 이러한 존칭은 전북에서 살아 숨쉰다. 전주대사습놀이와 전국고수대회 등 굵직한 대회는 물론 수많은 명창과 귀명창들이 전주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도 큰 요인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판소리 본향으로 거듭나는데 초석이 되어온 것이 전주전통문화센터 해설이 있는 판소리다. 지난 2002년 8월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 재직하고 있는 김경호씨를 필두로 수많은 명창들은 해설이 있는 판소리 공연에서 관객과의 만남을 쉬지 않고 지속해 왔다. 명창들의 혼신의 무대와 이를 알고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무대와 객석의 간격을 좁혀왔던 이 무대는 이제 현대 판소리의 새로운 창구로 거듭나며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명창과 더불어 깔끔하고 알기 쉬운 해설을 맡았던 군산대 최동현교수와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류장영씨의 해설은 이 자리를 더욱 빛내며 전주의 문화사절로 자리매김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매주 금요일이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전통문화센터에 모여 들었던 20여명 남짓의 판소리애호가들은 인간문화재급 명창과 대통령상 수상, 그리고 대학생 소리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창자와 판소리 5바탕에서 창작판소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리판을 즐겼다. 특히 초보자들도 자막을 곁들여 함께해 판소리를 쉽고 재미있게 관람한 자리였다.
해설이 있는 판소리가 500회의 특별한 자리를 마련한다. 27일 오후 7시 30분 전통문화센터 교육체험관 경업당에서 베풀어지는 이번 공연은 특별공연으로 마련,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에서 장원을 차지 명창반열에 오른 박계향씨가 초대손님으로 참여한다.
특유의 수리성은 물론 공력이 밴 소리는 현대 판소리계의 중심부을 이루고 있는 박명창인 만큼 전주 소리계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통문화센터 김광희 문화사업팀장의 사회로 박계향명창은 춘향가 눈대목인 ‘도련님 과거본 대목에서 박석고개 대목’까지 열창한다. 이날 소리판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고법 준보유자인 김청만씨가 명고로 나서 500회를 맞는 명창과 명고의 소리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6년 6개월 동안 매주 소리판을 열어 판소리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해설이 있는 판소리는 걸어온 500회보다 다가오는 500회에 더 공력을 들일 예정이다./이상덕기자·leesd@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