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의 메카, 새만금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 이 춘 희

모두들 경제가 어렵다고 합니다.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는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고 있고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기업과 근로자들도 하나 같이 위기라고 합니다. 기업은 부도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근로자들은 직장을 잃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각 가정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더욱 위축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미래에 대한 불안입니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금년보다는 내년이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습니다. 1960년대 중반 올해는 ‘일하는 해’, 그 다음 해엔 ‘더 일하는 해’라는 구호를 내걸고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열심히 일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비록 가난했지만 열심히 일하면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겐 그러한 확신이 없는 것 같습니다.

IMF외환위기를 극복한 저력

10여 년 전 IMF 외환위기를 우리는 슬기롭게 극복해서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습니다. 외국인들보다도 우리 자신이 더 놀랐을지 모르겠습니다. 외환위기 직후 모두들 위기를 극복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극복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실업이 증가하고 거리에는 노숙자들이 넘쳐났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들은 위기를 잘 극복해 냈습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극복해 냈습니다. 기업들은 구조조정의 아픔을 감내하였고, 지식정보화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과감한 투자를 하였습니다. 국민들은 금 모으기 운동을 해서 세계인들을 감동시키기도 하였습니다.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외환위기를 극복해냈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또 다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비롯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의 외환위기의 원인은 우리에게 있었고 치유도 우리가 할 수 있었습니다. 원인이 분명한 만큼 처방도 명확했습니다. 반면에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는 국내적 요인보다는 세계경제의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우리나라의 힘만으로는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경제위기가 극복되어야 하고 또 반드시 극복되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신성장 동력 저탄소 녹색성장

이 경제위기는 극복되겠지만 문제는 이 위기를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보다 건강하게 만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여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치로 내걸고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우리 경제의 또 한 차례의 도약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월 16일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었지만 요지는 과거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유가가 오를 때마다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고 지구 온난화 같은 환경적 재앙을 초래해 온 인류가 당면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서머타임 도입 등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청정에너지를 개발해서 활용하는 한편, 녹색 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을 선도함으로써 경제성장을 견인해나가자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화석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전라북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태양광이나 풍력력 발전 등도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녹색성장을 담아낼 약속의 땅 새만금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으로서 저탄소 녹생성장과 같은 새로운 개념의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 성장을 담아낼 물리적 공간이 필요한 데 새만금이야말로 최적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는 지역이라 하겠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이 같은 땅은 다시는 없을 것입니다. 서울시 면적의 2/3에 달하는 방대한 면적의 토지가 만들어지고 이곳에 우리의 소중한 꿈이 담겨지게 될 것입니다. 또 금년에 내부개발에 착수하게 되니 시기적으로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내달 초 새만금 산업단지 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내부개발이 이뤄질 것입니다. 과거 김제평야 넓은 들에서 먹거리를 생산해 내던 우리 전라북도가 이제는 우리 국민들의 미래의 먹거리를 생산해낼 약속의 땅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입니다.

전라북도에서는 새만금을 저탄소 녹색성장의 메카로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새만금에는 이미 신재생 에너지단지가 토지이용계획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또한 산업단지나 관광단지를 개발함에 있어 세계적인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계획단계에서부터 직주근접의 도시구조를 만들고 자전거 이용이 일상화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저에너지 사용의 환경친화형 도시를 개발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새만금은 정부가 추진하고자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메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앙정부와 전라북도가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합심 단결해 나가기로 했으니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일이니 우리 전라북도가 앞장선다면 정부에서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또 그동안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환경 문제를 걱정하던 분들도 적극 찬성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4가지 이유 즉 새만금이 국가경제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동력이자 저탄소 녹색성장의 메카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더해, 이제 우리 전라북도와 도민들은 적극적인 자세로 뜻과 지혜를 모아 새로운 성장모델을 창조해야 합니다. 새만금에 저탄소 녹색성장의 꿈을 현실화하여 세계의 모범을 만들어 나가는 일만 남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입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하여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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