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지방문화재들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면서 ‘문화재 보호’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또한 특색을 고스란히 간직해 보존가치가 높은 가옥 등에서도 안내판 하나 없어 지방 고유의 문화재들이 사장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5일 현재 전주시 오목대와 이목대, 최병심(최학자) 비각 등은 지방문화재와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지만 일부가 파손된 채 방치돼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일부 목조 문화재 주변에는 불을 지른 흔적까지 남아 상실될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어 ‘제 2의 숭례문 화재사고’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오목대은 정면 5칸 측면 4칸의 2층으로 돼있는 누각과 고종 친필이 새겨진 비가 보관된 비각으로 이뤄져 있는 구조를 띈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지만 방치되고 있다.

누각 주변은 불에 그슬린 흔적이 목격됐고 누각안 기둥은 각종 낙서글로 더럽혀져 있을 뿐 아니라 입구 목조 바닥은 ‘신발을 신고 들어가마셔요’라는 글이 크게 적혀 있어 전주시를 찾은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비치된 소화기는 점검기록부가 없는 가하면 기록조차 되지 않아 화재에 대한 대비와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목조대왕구거유지’가 새겨진 비각은 철제 입구가 부서져 통행이 금지됐던 비각안을 일부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이목대도 마찬가지로 비각 목조 입구에 빗살창이 훼손된 채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다.

이와 함께 유물관 건립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금재 최병심(최학자)의 비각에는 ‘한옥마을이야기’라는 안내 표지판이 있지만 내용조차 없는 상황이다.

금재 최병심의 자택으로 추정되는 가옥 또한 외부인이 들어와 자리를 잡으면서 보존이 어려워 자친단체가 원형을 지키기를 외면한다는 지적이다.

시민 조모(62․전주시 남노송동)씨는 “운동 삼아 항상 오목대를 산책을 하고 있지만 일부 시민들이 주인의식 없이 오목대 누각 등을 흔들고 있다” 며 “심지어는 낙서 등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오목대와 이목대에서 일부 시민들로 인해 문화재가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며 “이달 말까지 전주 일원에 있는 문화재 등에 실태조사를 벌인 뒤 개,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 교동 오목대는 전라북도 기념물 16호로 1380년 삼도순찰사 이성계가 황산에서 왜구를 토벌하고 귀경하는 도중 승전을 자축하는 연회를 열었던 곳으로 1900년(고종 37)고종이 친필로 쓴 ‘태조고황제주필유지’가 새겨진 비가 세워져 있어 고도 전주를 상징하는 유적지로 관광객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유진휘기자.truj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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