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걸 도장애인체육회 소속 지도자가 전주시 평화동 장애인복지관 강단에 모인 장애인들에게 보치아 경기 규칙을 말하고 있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장애인들이 하는 운동이지만 실내에서 재밌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장애인들이 선호 하고 있다.
두 팀으로 나뉜 장애인들의 얼굴은 굳어 있다. 파란색 공을 가진 팀 선공으로 운동이 시작됐다. 첫 번째 장애인이 던진 공이 아웃되자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 힘이 쌔졌나 왜 이리 쌘 거여”라는 말에 주위에서 깔깔깔 웃음보들이 하나 둘 터져 굳었던 얼굴들이 환하게 변했다.
진 지도자의 1점이라는 설명에 이기려는 승부욕에 앞선 한 장애인이 벌떡 일어서 공을 던지려 하자 옆에 있던 복지사가 “앉아서 던져야지 서서 던지면 안돼요”라는 경고성 말을 웃음으로 넘어간다. 어느새 내 편 네 편이 없는 서로를 위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진 지도자가 다시 탁구를 유도했다. 몸이 불편하지만 서로가 도우며 강당을 탁구장으로 만들었다.
지도자의 구호에 맞춰 간단한 맨손체조를 한다. 탁구 기본동작을 마친 후 서로 짝이 되어 경기가 이어진다.
한쪽에서 힘없는 손에 붕대를 이용해 라켓을 고정 시키는 유난경씨. 유씨는 10여 년 전 교통사고로 장애인 되었다.
유 씨는 진 지도자에게 교습을 하면서 활짝 웃는다. 두 달 전 복지관 탁구장을 찾아 교습을 받기 시작했으나 최근 장애인체육회 지도자가 정식으로 교습을 하고 나서부터 실력이 부쩍 좋아졌다고 말했다. 처음엔 탁구공 4개만 쳐도 숨이 찼을 정도로 힘이 들었지만 지금은 40분을 해도 끄떡없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유 씨는“장애인 되고 나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으나 이제 탁구를 하는 자신이 행복하다”며 “탁구를 통해 즐거움과 정신적, 육체적 건강까지 다시 찾았다”며 기뻐했다. 유 씨는 장애인체육회에서 계속 지도자들을 보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했다.
진 지도자는 “일주일에 두 번 이곳에서 교습 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의 참여율과 열의에 피곤한지 모르고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지도자는 정상교습이 끝나도 장애인이 즐겁게 운동하는 모습에 퇴근을 늦춰가며 지도하고 있다고 복지관 관계자가 말했다.
똑딱 똑딱 탁구공 소리가 강당을 가득 메우고 있을 때 누가 장애인이고 비장애인지 구분이 가지 않은 하나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었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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