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에 원자폭탄?’

서울 거주 고등학생이 전북지방경찰청 112지령실에만 1년 넘게, 무려 160여 차례나 장난전화를 걸어오다 63빌딩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전화 한통으로 덜미를 잡혔다.

9일 전북청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에 사는 고등학생 김모(17)군이 전북 112에 전화를 걸어온 것은 지난 6일 오후 8시 25분께.

김 군은 지난해 초부터 이날까지 유독 전북 112(063-112)로 070인터넷 전화나 013무선전화 등을 이용해 무려 165차례에 걸쳐 장난전화를 일삼아 왔다.

이날 전까지 김 군은 전화를 받는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시끄럽게 경광등 소리를 내며 “이런 건 몰랐지”하고 10여분 동안 통화하는 장난 전화 수준이었다.

10여명의 상황실 직원들 누구하나 김 군을 모르는 경찰관이 없었을 정도였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전화를 받은 경찰관에게 “63빌딩에 원자 폭탄을 설치했다”고 도를 넘어서는 장난을 저질러 버린 것.

경찰은 이미 김 군의 집을 알고 있었고 어머니와 통화까지 하며 장난전화를 하지 말도록 권유까지 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전북청은 서울지방경찰청에 사건 내용을 이첩했고 서울청은 당일 경찰특공대와 타격대, 형사팀을 동원하고 국정원 등과 함께 현장조사에까지 나섰다.

특이점이 없음을 발견하고 안심한 뒤 당일 관할경찰서인 영등포 경찰서는 김 군을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청 조계곤 상황실장은 “그 동안 김 군은 유독 우리 전북으로만 전화를 걸어왔다. 아마 전화를 잘 받아줘서 계속 전화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이번 건은 최근 공항 폭발물 장난전화 등 사안이 중대해 서울청으로 이첩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지난해 말부터 63빌딩을 비롯, 공항과 비행기, 열차 등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장난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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