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정보를 갖고 봄철 가축 전염병대책을 추진해야할 방역당국이 일부‘근거 없는 추측’에 따른 방역대책을 추진하고 있어 도내 축산업계의 긴장만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추측보다는 보다 봄철 전염병에 따른 연구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방역대책 마련으로 축산농가로 하여금 방역정책의 신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기상당국에 따르면 기상청은 최근 발표한 기상전망에서 “현재 황사 발원지의 기온이 평년보다 2∼6도 높은데다가 봄철에도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발원지가 눈에 덮여 있는 정도도 평년보다 적어서 우리나라 봄철 평균 황사 발생일수는 평년 3.6일보다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정부 등 방역당국은 구제역 등 봄철 가축전염병 예방 수칙을 추진하며 봄철 가축 방역 대책 중 하나로 ‘황사 발생 시 방역대책’을 내세웠다.

전북도도 정부의 지침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오는 5월말까지 도내 14개 시·군에 이와 관련한 구제역 방역대책 공문을 내려보내고 방역 본부를 설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구제역의 경우 봄철 황사발생기간과 그 발병 시기가 같을 뿐 현재까지 그 연관성이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런데도 이 같은 방역당국의 근거 없는 방역대책으로 소와 돼지 등 도내 축산농가에서는 ‘황사가 발생하면 구제역 위험’이라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심지어는 황사를 타고 구제역 바이러스가 250km까지 날아간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모 한우 협회 관계자도 “2000년대 초 구제역이 우리나라에 발병했을 때도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충분한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수의학계의 입장은 약간 달라 구제역은 피부접촉이 주 전파 원인이라는 것이 학계 측의 입장이며, 250km까지 바이러스가 날아간다는 것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동물난치병연구소 백병걸 소장은 “(구제역) 바이러스다 보니 공기접촉도 있겠지만 피부접촉으로 발병할 수 있다. 물론 황사와의 개연성이 있을 순 있겠지만 황사가 주원인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학계에서도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어서 아직까지 황사와 구제역을 연관짓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제역은 발굽이 2개인 소·돼지 등의 입·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긴 뒤 치사율이 5∼55%에 달하는 가축의 제1종 바이러스성 법정전염병이다.

소의 경우 잠복기는 3∼8일이며, 초기에 고열(40∼41℃)이 있고, 사료를 잘 먹지 않고 거품 섞인 침을 흘리면서 잘 일어서지 못하고 앓다 폐사한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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