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서 드리는 편지

전라북도교육감 최 규 호

기축년 새봄이 눈과 비를 건너서 왔습니다. 우수 지나 경칩을 며칠 앞둔 3월 개학 첫날, 축복하듯 함박눈이 내려 전북 산하를 하얀 설산으로 만들었습니다. 눈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꽃망울처럼 전북 교육도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시기입니다. 서둘러 피어난 꽃잎을 얼렸던 꽃샘추위도 머지않아 봄볕에 그을려 뒷걸음칠 것입니다.

기축년 전북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 속에서 출발했습니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처리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이 발생하여 전북교육가족 모두의 가슴에 깊은 아픔을 주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교육 활동에도 최선을 다해 온 우리 교육가족이 겪는 실망과 상처가 손에 만져질 듯 아픕니다.

그러나,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 전북교육을 한 차원 높게 발전시키기 위한 지렛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학업성취도 평가가 교육수요자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교육의 본질적 기능을 하도록 노력하고, 교육소외지역에도 양질의 교육이 베풀어지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재점검 결과 행정적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 모든 책임은 교육청과 교육감이 전적으로 지겠습니다. 일선에서 땀 흘려 노력하시는 선생님들과 교장선생님들께는 그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땀을 흘리시는 교육가족 여러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우리 전북교육이 이백 만 전북도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전문성과 책임감, 청렴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왔던 교육가족의 초심(初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한 시기입니다. 전라북도교육청에서도 여러분의 교육활동을 돕고 지원하는 행정을 펼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올해를 소통과 협력을 통한 전북교육 경쟁력 제고의 해로 정하고 학력신장과 학교폭력 추방에 적극 나서기로 했습니다. 교육은 사회의 축소판이므로 우리의 교육도 이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담장을 벗어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지역 사회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며 교육활동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이런 취지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학력신장과 학교폭력 추방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제가 교육감으로 취임한 후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특히 지난 2007년을 학력신장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시책 중심에서 학력 중심으로 모든 교육력을 집중하였습니다. 그 결과 2007년도에 이어 2008년도에도 큰 성과를 거두어 교육가족들의 만족도가 점차 향상되고 있습니다. 2009년도에도 학력신장 추진 3년째를 맞아 학력신장 추진 과제를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함으로써 더 좋은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교육청에서는 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문화 정착을 위해 「학교폭력제로화 운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고,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교육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까지도 폭력예방 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며, 고위기 학생과 요선도 학생들은 1:1 장기결연을 실시하여 학교폭력과 비행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습니다. 전주교육청에는 고위기 학생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한 학생생활지원센터(WEE CENTER)가 개소되었고 올해 안으로 본청, 익산, 군산, 정읍교육청에를 확대하여 5개 교육청에서 운영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유관기관, 지역사회 단체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계도활동을 실시하고, 학교폭력예방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봄이 청명한 대기와 함께 찾아온 3월은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좋은 씨앗을 뿌려야만 우리 교육과 전북의 미래가 아름답고 화사한 꽃으로 피어나게 될 것입니다. 학생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학교생활, 남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사람, 지혜와 창의력이 넘치는 인재, 우리 전북교육가족이 꿈꾸는 희망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희망으로 일어서는 봄날에
전라북도교육감 최 규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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