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년을 사진과 함께하며 아직도 오래된 사진기를 들고 작업에 나서는 노장의 사진작가가 있다.
생애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흑백사진가 신철균(80)씨의 사진전 '망(望)'이 갤러리 봄에서 마련되고 있다.
오는 4월 2일까지 열리는 이번 사진전은 “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는 노장 작가의 묵묵한 사진철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저 사진이 좋아 골목 어귀의 아이들이 뛰어노는 사진을 비롯해 서민의 일상, 군산 어항, 또 시골의 전경 등 오래됐지만 익숙한 풍경들을 사진 속에 담아내고 있다.
신철균 작가는 사진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진 작가란 늘 자신의 작품세계에 불만을 갖고 완성을 위하여 파인더를 바라보며 순간이지만 영원한 예술적 이미지를 포착하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또 “사진은 자신의 사상과 예술적 기교가 표현되고, 작가적 평판과 개성이 비평가들인 관람자로 부터 나오게 되는 것으로 이것이 곧 작가의 개성이며 작품세계가 되는 것이다”며 자신의 사신을 감상하는 이들의 소중한 의견을 존중했다.
신철균 작가의 사진은 미리 구상해 놓고 정해진 틀에 맞추는 것이 아닌 흘러가 버리면 없어질 시간의 풍경을 잠시 잡아두는 순간포착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또한 정지된 사진은 그때 그 시절 역사의 단면이자 후세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리얼리티를 담은 장면들을 앵글에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65년 어느 날 하얀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군산에서 이리간 증기기관차가 힘차게 달리는 광경을 바라다보았던 자리에 서서 이제는 장항의 종착역을 가로질러 익산까지 달리는 새마을열차를 담아냈고, 2009년 어느 갯벌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폐허가 된 해안초소에 젊은 초병 대신 노후 된 작은 배가 그 자리를 대신 하는 초라한 모습 등 감회 깊게 바라본 사진들로 전시실을 가득 메운다.
일상의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자연을 흑백사진으로 회화적으로 표현했으며 단순한 미적 사진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인간미와 아름다운 삶의 여정이 머무는 사진들을 통해 감동적으로 승화시킨 사진예술의 자리이기도 하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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