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빚어내는 한옥, 뛰어놓는 아이들, 도자기 위에 조그마하게 자리를 잡은 한옥의 처마 끝에서 금방이라도 봄비 한방울 떨어질 듯하다.

도예가 진정욱의 세 번째 개인전이 16일까지 전주공예품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완벽한 사회성처럼 빈틈없이 미끈하게 유칠한 인위적인 작품이 아닌 흙의 표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면서 넉넉함과 포근함을 담은 작품들로 흙내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전정욱 작가는 “흙을 만들어 반죽하고 성형하여 조각한 후 건조하고 소성하는 과정을 거쳐 사흘밤낮을 새며 장작에 불을 지피는 작업을 통해 인생의 희노애락을 몇 번씩 맞봐야 원하는 작품이 나온다”고 산통이 고통에 빚대어 표현한다. 말한다.

각기 다른 크기와 재가 이리저리 날려 도자기의 전부문, 또는 목부문에 달라붙어 다른 색깔을 내는 100여점의 작품이 전시를 메우면서 흙에서 풍겨지는 아련한 봄냄새가 느껴지는 전시다.

한편 진정욱 작가는 원광대 도예과도 단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도예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공예조합 사무국장과 전주미술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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