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우리 아들, 전북의 아들”

24일 미국 LA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석패했지만 우리 대표팀의 안방마님인 포수 박경완(37·SK 와이번스)선수의 아버지 박강수(66)씨와 어머니 김종순(59)씨의 얼굴에서 아쉬운 기색보다는 기쁨이 더 커 보였다.

일본을 상대로 10회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박 선수를 비롯한 우리 대표팀은 최선을 다해 준우승을 일궈냈기 때문이었다.

이번 WBC 대회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박 선수의 고향집인 전주시 효자동 아파트에서 가족과 주변 지인들이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이날도 박 선수의 여동생인 정현(36)씨, 박씨의 친구, 동네 주민들이 모여 TV를 통해 우리나라를 응원했고 어머니 김씨는 경기 전 목욕을 하고 기도까지 하는 정성을 보였다.

아버지 박씨는 5회 초 일본 1루주자가 2루로 도루를 시도하는 것을 박 선수가 빨랫줄 송구로 더블아웃 시키자 환호성을 지르며“우리 아들이 도루하나는 기가 막히게 잡아”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리그에서도 투수리드는 최고였던 박 선수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최고로 거듭난 상황이었지만 타격에 대한 아쉬움은 많았다.

박씨도 이 부분을 매섭게 지적해 준결승전인 베네수엘라 경기를 앞두고 아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욕심이 많다, 힘을 빼”라고 말했고 실제로 그 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실제 박씨는 어렸을 적부터 박 선수를 따라다니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매니저나 다름없었다.

박씨는 “우리 경완이가 최선을 다했으니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저도 그렇고요, 세계 2위 아닙니까, 2위.”라며 “1회 대회에선 4강, 이번에는 준우승이었으니 다음 대회에선 우승하겠죠, 그때까지 우리 경완이가 뛰어서 또 다시 대표팀에 발탁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한편, 결승전이 열린 이날 도내 박 선수의 모교인 전주고등학교 야구부 후배 16명은 숙소에서 박 선수를 응원했고 전주역과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전북대학교병원, 일선 사무실, 가정 등 TV가 있는 곳 모두에서 도민들은 박 선수와 우리나라를 응원하며 한마음이 됐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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