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는 단순히 먹을 재료로 하지만 색채에 있어서는 먹색과 먹향을 뿜어내며 색을 초월한 평온한 정서를 한껏 표현한다.

전북을 대표하는 지역의 화가들이 오는 4월 1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현대수묵-각양각색전’을 연다.

공형숙, 김승호, 정미현, 이철량, 서아림, 박성수, 탁소연 작가 등 한자리에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수묵이 지니는 단순한 재료나 그 재료로 표현된 그림들을 발전 시킨 것이 아니라 수묵이 품고 있는 정신성을 표현한 작품들로 꾸며졌다.

중견작가와 청년작가가 한자리에 참여해 여는 이번 자리는 정체되어 있고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전북 수묵화를 활기 있게 하기 위함이며 전북미술계의 수묵화가 지니는 위상을 다시 높이고 전통수묵이 갖고 있는 과제를 풀어나가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탁소연 작가의 작품은 사람의 표정과 몸짓을 먹이 갖는 농도에 따른 번짐과 자유로운 표현 기법을 활용해 잘 표현했으며 서여림 작가의 작품은 지도의 형상을 통해 자연과 인간사의 모습을 담아냈다.

특히 고형숙 작가의 작품은 아파트의 모습을 수묵화로 표현해 선을 통해 건물을 형상화하면서 현대인들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그려냈고 이철량 작가는 전통 산수화의 화면구도에 현대 도시의 모습을 그려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는 수묵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유진씨는 “전북지역 한국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단순히 전통성을만을 강요하고 우리 고유의 정신을 찾는 것을 넘어서서 현 시점에서 수묵의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수묵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작가들만이 누리는 잔치가 아닌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대 미술흐름에서 전북지역의 수묵화의 번영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전시로 주목된다. /송근영기자·ssong@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