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뉴딜과 과학기술

김환규 전북대학교 교수

우리의 삶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크게 영향 받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 덕에 우리 인간은 더 건강하게, 그리고 편안하면서도 더 오래 살게 되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삶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과 비례하여 인간을 위협하는 현상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과학기술자들이 인정하든 안하든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인간과 지구에 엄청난 위협이 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 핵 재앙, 통제되지 않은 군사 무기들을 생각해보라. 과학기술자 집단은 한 때 과학기술의 이점에 대해서 좀 더 소통을 확대하면 이러한 잘못된 사용을 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제는 과학기술의 발전 및 응용에 공공의 약속이 필요하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우리는 요즘 화석연료의 고갈 및 과다 사용으로 초래된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에 대한 경고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필자는 이 경고에 대한 해답을 저탄소경제에서 찾고자 한다.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크게 줄이면서 우리 인간이 지속 가능한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주고 있다. 이 문제는 전 지구적인 문제이며 이를 선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세계적인 지도력을 갖게 할 것이다. 우리가 저탄소경제로의 진입을 시도한다면 이것은 일종의 보험을 드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즉, 장래 우리에게 닥칠 재앙을 막을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라는 우울한 전망이 틀렸다 하더라도 보험료 납입에 따른 배당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받는 배당금은 좀 더 안전하고 저렴한 가격에, 경제적 경쟁력을 지닌 보다 안전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2008년 7월에 열린 G8 세계 경제 포럼에서 지적된 사항 중의 하나가, ‘2050년이면 저탄소경제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라는 것이다. 영국의 스턴은 2050년에 기후변화와 관련 있는 시장이 약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기름 값의 상승 및 저탄소 배출 자동차에 대한 수요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은 차세대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닛산 자동차는 2010년에 일본과 미국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에 의해 구동되는 전기자동차를 출시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기자동차의 실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전기자동차의 시범운행 지역으로 제주도와 서울시의 2개 구, 경기도의 2개 시를 선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내연기관 자동차에 견줄만한 주행성능을 갖춘 전기자동차가 올해 말부터 출시돼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내연기관을 이용한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산업에 미치는 영향만을 고려한 정책을 펼친다면 앞으로 30~40년 후에도 우리나라는 지금처럼 에너지 빈국의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에너지 값의 상승은 우리 모두에게 큰 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소비형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우리가 지불해야 될 비용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다. 연료 부족과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길이다. 경제적 안정, 에너지 안보와 사회 정의에 대한 우리의 욕망은 모두 화석 연료로부터의 탈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너지 문제에 대해 아무런 의심 없이 살아온 우리 앞에 이제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절박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대체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길이다. 소비하는 만큼 나무를 심고, 산업공정을 재점검해야 하고, 폐기물 문제도 다시 생각해야 된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하는 분명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이유가 존재한다. 그러나 화석연로를 줄이는 일은 정부뿐만 아니라 회사, 지역 단체, 가정 그리고 각 개인들까지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같이 참여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전 세계적인 경제 난국을 맞아 여러 타개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녹색뉴딜 정책도 그 중 하나이다. 이는 단지 난국 타개책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다. 마침 정부에서도 녹색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도 차원에서도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으며 관련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지역적으로 새만금이라는 훌륭한 배경을 갖고 있는 우리 고장이 녹색뉴딜의 전초기지가 되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녹색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어갈 절호의 기회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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