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도내를 비롯, 호남 지역 독립운동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배 헌(사진)’기자의 이름을 딴 ‘배헌상’제정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 도내 언론인들의 항일정신을 이어받는 계기로 삼는 이 상은 제 53회 신문의 날을 맞은 신문뿐만 아닌 방송, 통신 등 앞으로 전북언론의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직·간접적으로 일깨워 주고 있다.

6일 전북기자협회(회장 임 청, 이하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자협회 송년의 밤에서 일제시대 당시 동아일보 이리지국 소속 기자이자 독립운동가, 정치인이었던 배헌 기자의 뜻을 기린 배헌상 제정을 추진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에 협회는 구체적인 선정 안을 마련해 올해 안으로 수상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배 헌 기자는 익산 출신으로 18세가 되던 1913년 만주로 망명해 조선 독립운동의 인재를 배출하던 신흥학교에 입학하고 신흥무관학교까지 나온 뒤 독립운동을 위해 힘쓰다 1924년 국내로 귀국 동아일보 이리지국 소속 기자가 된 뒤 전북기자대회(협회)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총회 및 기자대회를 연다.

당시 기자협회는 정기대회에서 일제의 ‘도로부역반대에 관한건’과 ‘일반학생과 사회단체에 관한 건’, ‘일반 집회 해금운동에 관한 건’, ‘재만 조선인 구축대책에 관한 건’, ‘노동자와 농민 이권에 관한 건’등을 토의하며 항일을 위한 국민계몽에 힘쓰다 전북상공회의소 부회장을 거쳐 국회 제헌국회의원이 된다.

배헌상에 대한 선정 안은 아직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기자 등 일부 언론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거나 언론 창달 등을 위해 노력한 모든 이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기자협회 송년의 밤에 맞춘 오는 12월에 첫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임 청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선정 안은 없지만 당시 시대를 걱정하고 도민, 나아가 국민들을 위해 애썼던 전북 언론인 대 선배를 선양하기 위한 이 상을 긍정적,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상 제정으로 신문을 비롯한 모든 언론이 그 뜻을 이어받고 의미들 되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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