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목
어깨 관절은 인체에서 가장 운동범위가 넓은 관절로, 운동량이 많은 부위인 만큼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고, 한번 손상되면 빨리 낫지 않습니다. 어깨가 굳으면서 아프며, 강제로 올리려 해도 팔을 올리지 못하며, 잘 때 아픈 쪽으로 드러눕지 못하는 것을 나이 오십에 온다 하여, 흔히들 오십견이라 부르는데 의학적으로는 ‘유착성관절낭염’이라고 합니다. 이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고, 두꺼워진 관절낭이 뼈에 달라붙어 관절의 운동범위를 제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오십견은 어깨 인대 손상인지, 퇴행성 염증인지를 구분해야 하는데, 50대 이후 우리 몸의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기 시작하여, 이러한 염증을 빨리 회복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오십견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환자들은 어깨의 통증 이외에도 대개 세수할 때 뒷목을 씻기 어렵거나 머리 빗기가 힘들며, 여자들은 블라우스 뒷단추를 끼우기가 힘들다거나 팔을 돌리기 어렵다는 등의 일상생활 중의 불편을 겪습니다.
이러한 어깨관절의 노쇠 현상은 젊어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단지 겉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50세 전후에 발견될 뿐입니다. 물론 외상에 의하거나 직업적인 요인 혹은 운동(어깨를 장시간 들고 일을 해야 하거나 무리를 주는 경우) 등에 의해서 어깨 관절 주변의 인대 손상 등을 입은 적이 있는 경우는 훨씬 더 증상이 일찍 올 수도 있습니다.
처음 증상이 올 때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2년 정도가 지나야 증상이 소실되며, 그 기간 동안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겪게 됩니다. 초기에는 어깨의 움직임에는 이상이 없고 단지 통증만이 있으나 차차 어깨의 움직임에 제한이 있어 일상생활 중에 불편함과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더 진행되면 야간에 통증이 더 심해져 통증이 있는 쪽으로는 돌아눕지도 못하는 등 수면에도 지장을 받게 됩니다. 말기로 가게 되면 통증은 감소하나 어깨의 움직임은 모든 방향으로 제한이 와서 팔을 들어 올리려면 어깨를 움츠려야만 가능할 정도가 됩니다.
치료기간은 증상의 경중에 따라 다르며 치료 도중 어깨관절 기능검사 등의 검진을 통해 치료 내용을 변경하거나 지속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받으면 그만큼 치료 속도가 빠르지만, 방치하여 오래되었을 경우 잘 낫지 않고 치료에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리기도 하는데요. 이럴 경우 ‘침도 요법’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침도 요법은 끝이 수평인 칼날 형태의 가늘고 긴 침을 사용하여 연부조직, 즉 근육, 인대, 힘줄 등의 유착을 절개하여 만성적인 통증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침치료 기술입니다. 침도 요법은 아픈 부위에 직접 시술하는데, 최소한의 침자리만으로 외부에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고 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시술입니다. 또 시술 시간도 10분 내외로 짧아서 그만큼 환자들에게 부담이 덜한 반면, 시술효과는 시술을 받은 직후 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십견이 오래되었을 경우 어깨 관절 주위 인대와 관절이 유착이 생겨 단단하게 굳어지는데요. 1~2회 정도의 침도 요법을 통하여 유착된 부위를 풀어주면, 잘 올라가지 않던 팔이 시술 후 바로 번쩍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치료받는 도중에도 가정에서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어깨관절 운동을 하고 온습포, 온수샤워(따뜻한 체온정도의 온도), 어깨 부위의 가벼운 마사지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운동요법은 특히 오십견의 증상을 조기에 가라앉힐 수 있는데, 환자자신이 건강한 쪽 팔을 이용하여 아픈 팔을 운동시켜 줍니다. 그런다음 팔 휘돌리기 운동을 하는데, 팔의 힘을 빼고 원심력을 이용하여 가볍게 팔을 빙빙 돌립니다. 초기에는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강도를 증가시킵니다. 운동 전 충분한 핫 팩 등을 이용하여 따뜻하게 해서 관절 주변조직의 신장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렇듯 잘 낫지 않거나 오래된 오십견에 각종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침도 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한다면 탁월한 치료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