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이나 현판 등에 집자되어 있는 금석문 그 시대를 살필 수 있는 역사적 사료들이다. 그러나 금석문은 난해한 서체는 물론 한문으로 구성되어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야로 전문가 몫으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금석문은 한국사를 연구할 수 있는 원전에 해당되지만 그동안 탈초 작업은 물론 해석의 빈곤으로 전공자들의 소유물로 각인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전라북도는 수많은 금석문의 보고로 주목받아왔지만 막대한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인해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전북역사문화학회(회장 나종우 원광대교수)가 전라북도의 지원을 받아 출간한 ‘전라북도 금석문대계 Ⅰ-전주시, 완주군’은 본격적으로 전라북도에 흩어져 있는 금석문을 집대성했을 뿐 아니라 탁본과 함께 원문을 해석한 후 현대인들이 알기 쉽게 역사 문화적인 재해석을 시도한 첫 작업이란 점에서 학계는 물론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더욱이 전통문화의 계승뿐 아니라 향토사에 대한 재인식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금석문의 두 번째 책으로 ‘전라북도금석문대계 2’가 발간됐다. 이번 책에서는 남원, 진안, 장수, 무주등에 산재되어 있는 금석문을 총망라하고 있으며 남원 56편, 진안 29편, 장수 12편, 무주 7편 등 총 104편이 망라되어 있다.

사적비, 신도비, 현판, 효자비, 현판, 석불입상 후면불 등이 망라돼 있어 향토사 연구의 길라잡이는 물론 뿌리 깊은 전북지역의 역사성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칼라 사진과 탁본, 원문, 번역, 그리고 현대적 재해석까지 이 책이 보여주는 방대한 양과 깊이 있는 연구는 금석문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나종우회장은 “어려운 난제들이 쌓이게 되었고, 이러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일을 진행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뜨거운 여름날, 바람 부는 추운 날 가리지 않고 역사의 파편을 찾고 추수르는 심정으로 현장을 누비로 다른체의 글자를 놓고 오랫동안 씨름하면서 함께했던 우리 회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발간사에서 밝히고 있다.

그만큼 이 책은 공과 발품이 많이 든 역저란 평가다. 앞으로도 도내 14개 시군을 돌며 금석문대계가 집대성될 경우 전북 금석문을 통해 전북 역사를 새롭게 이어낼 전망이다.

한편 이번 작업에는 이희권, 황안웅, 박완식, 서춘식, 김기윤, 송화섭, 최성미, 이영기, 윤하영, 장기영, 홍갑성, 서길주, 최동명, 조동권, 김승대, 김낙훈, 이용엽, 김진돈, 서홍식, 이종호, 소공영씨 등 학자들이 대거 참여해 석문, 고증, 탁본, 해설, 원문대조, 번역문 정리, 사진, 제자, 감수 등에 걸쳐 완성도를 높였다.

금석문을 통해 전북 역사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어 전공학자들에게는 필수적인 사료이며 일반인들에게 쉽게 번역해 금석문에 담겨진 실체를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는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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