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운전자 차량에 팔을 부딪힌 뒤 휴대전화 수리비를 요구하는 신종사기가 극성, 주의가 요구된다.

보험 사기범들은 교통사고 발생 시 대처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여성 운전자들만을 골라 주로 인적이 드물고 좁은 도로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

과거 불법 U턴, 중앙선을 넘는 차를 노리며 고의사고를 내고 위축되는 피해자들의 심리를 노리던 방식과는 새로운 수법이다.

12일 전주지법 형사 제 3단독(부장판사 최규현)에 따르면 최근 사기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과 8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모(24)씨 등 2명은 돈벌이를 위해 여성운전자만을 대상으로 ‘손목치기’사기행각을 벌였다.

손목 치기란 차량 후사경에 팔을 부딪힌 뒤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고의로 떨어뜨리고 휴대전화 수리비를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3일 오후 8시께 전주시 중화산동 모 교회 골목길에서 김모(여)씨가 운전하는 쏘렌토 승용차에 팔을 고의로 부딪힌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후 김씨에게 “팔은 심하게 아프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그러나 휴대전화가 새것인데 파손됐으니 휴대전화 값만 보상해 달라”며 15만원을 받아 챙겼다.

전주시내에서 여성운전자들이 이들에게 당한 피해만도 10여차례가 넘고 미수에 그친 건도 상당수 있었으며, 한 차례당 15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현금을 받아냈다.

여성운전자들이 보험으로 처리하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까지 타갔다.

주부 박모(59·여)씨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박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9시께 전주시 삼천동 한 골목길에서 자신의 오피러스 승용차를 몰고 가다 후사경이 차 옆을 지나던 남성의 손목을 치는 사고를 냈다.

박씨는 시속 10㎞에도 미치지 않는 속도로 운전을 해 큰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해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려 했지만 이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최신형 휴대전화를 길바닥에 떨어뜨렸다며 수리비로 20만원을 요구했다.

박씨는 남자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생각해 결국 보험 처리를 했다.

이 남자는 20만원을 받아갔고 박씨는 “보험사기 같지만 사고를 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위로의 말을 들어야 했다.

보험사와 경찰 관계자는 “좁은 골목길에서 이처럼 ‘손목치기’ 수법으로 보험금을 노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사고가 났을 경우 합의쪽 보다는 경찰 등에 신고하는 것이 보험사기를 당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당부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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