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채용 박람회 개최한다는 홍보물을 보고 왔는데 ‘혹시나’가 ‘역시나’네요”

운전직 직종을 구하기 위해 15일 화산체육관을 찾은 김철수(38·가명·장애1급)씨.

김씨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며칠 전 채용관련 현수막을 보고 힘든 발걸음을 했지만 자신이 희망하는 직종을 구하기에는 장애인을 찾는 기업들이 없어 구직 상담조차 받지 못했다.

어쩔수 없이 김씨는 부스 한 켠에 마련된 고용촉진공단에 구직신청서를 제출하고 차후에 자신을 고용해 줄 사업자를 기대하며 발걸음으로 돌렸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전주시 화산체육관에는 장애인의 날 기념식과 함께 장애인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장애인채용박람회가 열렸다.

그러나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설치된 채용부스는 단 6개 뿐.

일반적으로 개최되는 채용박람회와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가 나는 숫자다.

더구나 이 부스는 행사진행봉사자들과 응급의료반 등 3개를 제외하면 장애인들을 고용하려는 기업채용 공간은 3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중 2곳마저도 공통으로 받는 구직신청서만 덩그러니 놓인 상태로 신청을 받는 기업관련자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어 구인을 받는 기업은 단 1곳뿐이었다.

이 1곳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근무하기 힘든 영업관련 직원을 모집하고 있어 사실상 장애인들이 적절한 고용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채용박람회는 오후 3시30분까지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주먹구구식의 진행으로 인해 오전에 끝났다.

행사장을 찾은 김성우(70·가명·장애1급)씨는 “기업들이 장애인의 근무능력과 열정에 대한 의구심과 편견을 해소해 장애인들이 개인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기업인들이 채용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채용박람회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장애인들을 고용하려는 관련 기업들의 참여가 극히 적어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전주시관계자는 “이번행사의 주최는 장애인단체총연합회라 채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관련 기업유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 직무대행 우용규(60) 회장은 “이번 박람회가 연합회 회장의 공석으로 준비가 부실하면서 기업 유치를 하지 못했다” 며 “내년부터는 장애인들이 적성과 독립적인 생활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기업을 유치해 장애인들의 고용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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