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사회와 직업기술 교육의 혁신

- 이 승 우(군장대학 총장· 행정학박사)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에 의하면 우리 사회는 ‘지식’이 새로운 생산 수단이자 유력한 생산요소가 되었으며, 지식근로자가 이끌어 가는 지식기반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산업구조와 고용구조가 '지식사회’의 형태로 급속히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산업구조, 고용패턴, 근무형태, 필요 인재상 등 많은 면에서 변했다.
산업구조는 지식집약적인 고기술과 고부가가치 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이에 필요한 고급 산업기술 인력의 양성이 교육과 훈련의 가장 중요한 당면 문제가 되었다. 고용 패턴 또한 뚜렷한 변화를 보이게 되었다. 기업체에서는 모든 작업을 직무(職務)로 나누고 직무수행에 필요한 인력만 채용하게 되었다. 인력운영에 있어서도 계약에 의해 고용과 퇴출이 결정되는 ‘고용의 유연화’가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근무형태도 업무에 따라 다양화되고 있으며, 고용의 형태도 정규직 보다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충분히 활용하되 활용한 후 쉽게 해고가 가능한 계약직 위주의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기업은 해당 기업 문화에 순응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의 인력만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특히 각 기업은 국제적 감각과 매너, 정보 활용 능력, 의사소통능력이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기업이 이러한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방법은 자체 계획에 따라서 육성하거나, 전문 ‘헤드헌터’(headhunter)의 힘을 비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기업에서 양질의 인력, 특히 핵심역량의 인력을 어느 정도로 확보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경영의 관건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거의 모든 기업이 실제로 필요한 인력 수급을 위한 노력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요로 한 만큼의 인력을 지역에서 공급받을 수 있느냐의 여부가 기업에게는 절대 필요한 일임에도 대학과의 협력에 매우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기업은 필요한 인력 확보를 위하여 대학과 협력하여야 한다. 기술수준에 맞춰 교육내용을 주문하고, 교육과정개발, 교재개발, 교수활동 등 교육활동에 동참하여야 한다. 산학협력 교육활동에 의해 배출된 졸업생의 고용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인력 확보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고급 기술인력 개발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직업기술 교육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그동안의 직업기술교육은 급속한 산업 성장에 발 맞춰 양적 팽창 위주로 추진됨으로써 질적 수준 제고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였다. 당연한 일이지만 기술수준의 불일치(mismatch)로 인한 재교육비 부담 등 많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였다. 기업이 흔히 드러내는 불만은 대학에서의 직업기술 교육의 내용 및 수준이 산업현장 기술수준을 고려하지 못하고 현장 적합성 함양에 매우 소홀했음에 대한 불만이다.
직업기술교육은 비전을 가져야 한다. 질 높은 직업기술교육으로 우수한 기술 인력을 육성할 수 있어야 한다. 직업기술교육 지원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교육의 질과 성취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여건을 선진화해야 한다. 교육기관의 선택이 직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내용과 교육여건이 직업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지식사회의 직업기술교육은 산업사회의 단순 기술 및 기능 습득의 차원을 넘어 창조적 ‘지식’을 활용하는 직업역량을 갖추는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새만금의 본격적인 개발을 계기로 많은 기업이 입주하고 있는 시점에 필요한 인력의 수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역 내 산-학-연-관이 긴밀히 협력하면 지역사회의 발전은 물론이요 기업과 학교는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