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전주 재선거가 중반전을 넘어선 가운데 각 후보 진영마다 확인되지 않은 자체 여론조사를 앞세운 여론몰이 식 선거 전략이 난무하면서 유권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지역정치권 및 각 후보 측에 따르면 전주 재선거가 민주당과 '정-신' 연합 후보들의 대결구도로 압축된 이후 이들 후보 측은 자체여론조사 결과를 선거 전략으로 전면에 내세우면서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여론몰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집권여당의 중간평가나 민생문제,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은 실종된 채 오직 여론조사 결과에만 매달리는 선거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완산갑의 경우 이광철 후보 측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신건 후보 등 타 후보에 비해 10~2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반해 신건 후보 측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가 최근에는 이 후보를 8%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다는 등 출처불명의 여론조사 내용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여론조사 기관들이 발표하는 결과마저도 각 후보마다 최대 10%포인트 이상 지지율의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어 신빙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여론조사 기관의 설문조사에 허위로 응답하는 유권자가 적지 않아 정확성이 크게 결여될 수밖에 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한 선거운동은 분명 한계가 있음에도 각 후보 진영은 이를 무시한 채 유권자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정가와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의 대상이 복잡하고, 다면적이면서도 유동적인 상황을 한두 번의 조사로 정확한 표본의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후보 진영이 이를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분명한 유권자 기만행위라고 지적한다.
더욱이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주고받고 있는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 측은 이 같은 여론조사 내용을 마치 시민들의 여론인양 공공연하게 흘려 인물과 정책을 통해 지역일꾼을 선택할 수 있는 유권자의 몫을 박탈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전주덕진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만 보면 무소속 정동영 후보가 민주당 김근식 후보에 비해 4~5배 이상 앞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후보 측은 이에 따라 덕진은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 완산갑 신 후보 지원유세에 비중을 둔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재보선의 낮은 투표율을 감안하면 조직력 싸움이라며 압승할 수 있다고 보고 정책승부수가 아닌, 세력규합에 비중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재선거가 중반전을 넘어 종반전으로 향하면서 각 후보 측은 자체적으로 파악한 여론조사 내용을 저마다 유리한 내용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어 재선거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유권자의 성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다면적인 데이터의 축적, 그리고 여론조사의 가장 필수적인 조건인 공정성, 모두에서 문제가 있는 것에 다름 아닌 결과를 가지고 각 후보 진영에서 시작된 입소문이 선거판을 주도하면서 혼란을 가중 시키고 있다. /최규호기자 h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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