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아산 김인용 종사다. 김종사는 원불교 초기의 역사를 구술사, 사료사 측면에서 제대로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산종사 문집간행위원회가 이번에 내놓은 ‘개벽회상의 공도생활’은 원불교 초기교단의 발전사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한 아산종사의 일대기임과 동시에 원불교의 걸어온 길을 제대로 반추할 수 있는 책이란 점에서 원불교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원로교무인 아산종사는 1943년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가 입적했을 때 상여를 운구한 40여명 중의 한명으로 87살이란 나이에도 불구하고 원불교의 살아있는 정신적 지주다.

전북 정읍 출신으로 18살 때 교역자가 된 그의 이번 회고록은 모두가 어렵던 시절, 신자의 시주가 아니라 교역자들의 노동을 통해 원불교가 자력갱생하며 교화에 나섰던 초기 상황이 생생하고, 밀도있게 담았다. 특히 채소와 과일, 고구마 등을 재배하고 한약을 조제, 판매하여 전국을 돌며 원불교를 위한 살았던 발자취는 감동마저 안겨준다.

간행위원회 편집위원장을 맡은 김성철교무는 “아산 종사 회고록은 원불교 창립기를 살았던 우리 교단 선진들의 삶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초창기 원광대학이 어떠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발전되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라고 간행사에 밝혔다.

제 1부 ‘개벽회상의 공도생활’을 시작으로 제 2부 ‘교단의 주인, 캠퍼스의 살림꾼’는 가까운 인연들의 글 모음편으로 구성됐다. 제 1부에서는 열여덟살의 나이로 출가해 유일학림을 졸업한 뒤 보화당과 보화원 근무시절의 회고담과 원광대학교와 함께 해왔던 개인사가 생생히 기록돼 초기 교단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아산 종사의 일생 흔적들이 잔잔하게 묻어나는 추억의 사진들도 화보로 담겨져 있어 초기교단의 모습을 회고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사료집으로 평가된다. 아산종사 문집은 법공양판으로 간행되었다. 1955년 원광대 건설과장을 시작으로 상임고문에 이르기까지 40여년간에 걸친 원광대 발전에 기여한 이야기는 지방사립대의 모습을 반추시켜준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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