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가 후반기에 접어든 이후 전북도정의 누수여부 등 각종 현안과 관련된 이슈를 부각시키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의정활동 보다는 차기선거를 겨냥한 지역구 관리에 관심을 더 보여 '식물의회'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제8대 도의회는 전반기 초·재선의원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패기와 노련미의 결합으로 도 현안사업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감시기능이 활발히 이뤄졌다는 평가다. 도정질문 및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송곳 같은 질의로 도청 공무원들을 긴장케 했다.
특히 수석상임위원회 겪인 행자위에 초선의원이 다수 포진돼 민선4기 김완주 도정과 도청 실·국장을 쥐락펴락 하는 등 생산적인 의정활동이 이뤄졌다. 실제 도 집행부가 2차 조직개편 당시 이미 개편안을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용역이 진행된 사실을 파헤치는 등 의회와 집행부간 긴장관계를 극대화 시킨 바 있다.
그러나 후반기 원 구성 이후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도 현안사업과 관련 예산낭비나 선심성 행정 등의 쟁점사항을 파헤치지 못하는 가하면 회기 일정 역시 도 집행부의 요구에 따라 조정하는 등 집행부에 휘둘리면서 사실상 의회의 고유기능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3월 열린 긴급 추경 편성을 위한 임시회 역시 집행부가 도지사의 결재를 거친 뒤 7일 이후에나 개회가 가능하지만 임시회 일정이 짜이는 등 집행부 입맛에 맞춰 의회가 열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의회 각 상임위원회별 간담회 등의 일정이 잡혔다가 도 집행부의 현안 보고 등을 이유로 의회 일정이 수시로 조정되기 일쑤다.
이와 함께 특별위원회 구성 역시 도 사업 추진과정에서 의혹을 파헤치는 조사특위 등이 꾸려지기보다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처리 가능한 지원특위가 구성되고, 이달 임시회는 의정활동자료수집에 대부분의 회기 일정을 소비하는 등 무기력한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도의회 A의원은 "도 집행부의 도의회 장악 전략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의회의 견제기능이 상실된 것은 일부분 인정한다"면서 "남은 기간 도의회 내부적으로 자성하고 의회 고유 기능과 역할에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규호기자 h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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