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소나기 같아서 한순간 퍼붓고 나면 그치기 마련이야”

영원한 연인, 성춘향. 약속한 사랑의 절개를 지키는 지고지순형 춘향이 사랑을 저버렸다면 어떨까? 원작과는 다른 기막힌 설정으로 함께하는 연극무대가 마련된다.

전주시립극단 제 85회 기획공연으로 마련한 ‘춘향은 울지 않는다’가 오는 16과 17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이번 연극은 기존의 춘향전의 스토리는 그대로 살리되 장원급제를 위해 몽룡이 한양으로 간 사이 춘향에게 벌어졌음직한 또 다른 일화를 오늘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이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춘향은 한양 간 몽룡과의 재회를 크게 기대하지 않고 월매가 극단장으로 있는 유랑극단에서 배우를 하며 지낸다. 권력의 위세를 떨치며 학도가 마을에 부임하고 극단에서 비극적 내용의 공연을 하지 못하게 금한다. 자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춘향을 불러 슬픈 내용의 공연을 금하면서 또 자신의 춘향을 향한 마음이 받아들여지길 원한하지만 춘향은 끝내 청을 거절한다.

한편 수배자의 신분으로 춘향의 극단에 숨어들어 함께 공연은 북두칠이 관아에 잡혀가는 춘향을 관리들을 때려눕히곤 구한다. 춘향은 풀려나게 되었지만 학도는 이 둘을 모두 감옥에 가두며 횡포가 시작된다. 마침내 펼쳐지는 학도의 생일잔치에 어서 이몽룡이 나타난다.

영원할 것 같은 사랑과 하늘 끝에 치달아 있는 권력이지만 시간과 인간의 욕망 앞에서는 어느 힌 순간에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현대 사회의 단적인 예를 극에 풀어놓고 있는 셈이다. 춘향의 또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의 16일 무대는 오후 3시와 7시, 17일 무대는 오후 3시로 총 3회 공연으로 함께한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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