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무원 왜 이러나?


 아무래도 군산시의 시장님은 너무 사람이 좋으신 분 같다. 실제로 그런 평가를 내리는 시민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너무 점잖기 때문에 거꾸로 직원들에게 무시를 당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20년 넘게 기자로 일하는 필자도 기자초년병 시절에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다니면 ‘사람 좋다’는 말이 듣기가 싫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기자로서는 무능하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사람만 좋다’라는 것보다 조금 나은 듯 싶다.
 그런데 군산시청 일부 직원들은 이렇게 좋으신 시장님을 왜 이렇게 자주 골탕을 먹이는걸까?
 최근 군산시청 직원 여러 명이 업자와 어울려 수억 원 대 상습도박판을 벌인 것도 모자라 급기야는 서로 공갈 협박하다가 적발돼 시민들 사이에 말들이 많다. 전 부시장이 뇌물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것이 바로 엊그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걸 보면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 및 위기상황을 군산시 공무원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일부는 자신들이 지금 ‘태풍의 눈’처럼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한 위치에 있는 지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시민들의 눈과 귀가 번쩍 띄는 불미스런 사건이 연이어 터지는 것을 보면.
 “청렴은 목민관의 본연의 임무로 모든 선(善)의 근원이요, 모든 덕(德)의 뿌리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목민관 노릇 할자는 없다.”
 조기 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목민관이 지켜야 될 자세와 알아야 할 지식에 대하여 저술한 ‘목민심서(牧民心書)’에 나오는 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군산시는 올해 1월 다산연구소 주관으로 올해 처음 제정된 ‘제1회 다산 목민대상’ 본상을 수상한 우수 자치단체로 대형 현수막도 시청사에 내걸고 자축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곧바로 전 부시장의 뇌물사건으로 현수막을 떼더니 이번 도박사건으로 또 전국뉴스를 타면서 군산시는 물론 시민 체면도 말이 아니게 됐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잘 나갈 때 더욱 조심해야 하는데, 어떻게 요즘에는 공직자들이 찬 물을 끼얹고 나서니 할 말도 없다.
 이쯤 되면 ‘다산 목민대상”을 어떻게 수상했는지는 몰라도 상을 반납해야 하는 것인 아닌가·불과 3개월 전에 전 부시장의 뇌물사건이 터질 때만 해도 ‘청렴군산’을 만들기 위해 시장을 중심으로 공무원들이 분골쇄신하겠노라고 굳게 다짐이나 하지 말지.
 또 군산에서는 경찰관이 치안유지에 사용하라고 지급한 총으로 자신과 부적절한 관계에 있던 여성을 쏴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불과 얼마 전이라 시민들이 기가 막혀 혀를 차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정말 개념 없는 군산 공무원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이 볼 때는 자치단체 공무원이든 경찰공무원이든 모두 다 공무원들이 아닌가.
 군산시장은 손톱 밑이 곪는 줄 모르고 있다가 왜 이렇게 뒤통수를 번번이 맞는 것일까·시장을 딱 한 번만 한다더니 최근에는 생각이 달라져 내년 지방선거에 또 출마한다는 것이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인데, 재선하려면 외부 행사에만 부리나케 다니면서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는 것보다 집안단속이 더 시급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가면 결국 시민들만 골탕을 먹을 게 뻔하다.
 어쨌든 어려운 가운데서도 세금 열심히 낸 시민들에게 왜 이렇게 실망을 안겨주는 것인지 문동신 군산시장에게 묻고 싶다.
 올해 연이어 터지는 각종 사건들은 시장이 군산시청 1,400여명의 직원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 보다 훨씬 많은 직원을 거느린 정부기관의 수장도 했던 분인데...
 요즘에는 올해 말 정년퇴임하는 4급 서기관(기초단체 국장급)들이 여러 명인데, 벌써부터 일부 과장은 국장이 다 된 것처럼, 계장은 과장이 된 것처럼 행세하고 다닌다는 말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물론 어느 조직이라도 미꾸라지 한두 마리가 흙탕물을 만들지만 시민들의 눈치를 살피는 공무원들이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부국장 허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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