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김모(29)씨는 얼마 전 차를 구입할 마음을 먹고 온라인 등에서 신차를 알아봤다.

이후 김씨는 자신의 가계 형편과 재정 능력 등을 고려해 1500cc 미만의 소형차를 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김씨에게 차량 구입에 대한 고민이 또다시 생겼다.

막상 구입을 결정하고 직장 동료와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를 늘어놨다가 이
왕이면 크고 넓은 중형차를 구매해야하지 않겠냐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도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가 큰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까지 등록된 승용차는 모두 45만5924대, 이 가운데 준중형차(2000cc 미만)가 22만3664대로 전체의 49.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차(1500cc 미만)는 10만2768대(22.5%), 중대형차(2000cc 이상)의 9만6838대(21.2%)의 순위를 보였다.

1000cc미만의 경차는 3만2653대로 전체 승용차 7.2%를 나타내며 가장 적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6월말 기준과 비교할 경우 더욱 심각하다.

준중형과 중대형 승용차는 각각 1만1360대와 4726대가 증가했지만 경차는 1712대에 늘어나는데 그쳤다.

더욱이 준중형차 이상의 승용차량이 전체 등록차량의 70.3%를 차지하면서 이원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익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유모(28)씨도 최근에 타고 있던 소형차를 팔고 중형 승용차를 구입했다.

유씨는 “소형차를 타고 운전하다 보면 소형차를 탔다는 이유로 심한 경적과 막말을 듣기도 하고 차안이 비좁아 불편했다” 며 “조금 무리했더라도 이번 기회에 보다 넓고 편한 승용차를 구입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자동차를 모델 위주의 즉흥적인 구매와 차량의 크기를 중요시하고 있는 구매자의 소비패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현재 우리 자동차 구매 현실은 선진국과 달리 가격 비용 지출이 크다” 며 “중형차를 새로 구입할 경우 7백만 원 정도가 초기 구입비용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건전한 자동차소비생활로 가계와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진휘기자.truj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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