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조설(우석대)이 3회전 자신의 주특기인 앞발 상단차기가 강력한 우승후보인 안새봄(삼성에스원)의 얼굴을 강타하는 순간, 2득점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국가대표가 되는 순간이었다.
조설과 같은 무명 선수들이 김제에서 열린 2009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파란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이 일까.
양궁과 함께 태권도는 올림픽 금메달보다 국내대표선발전이 더 힘든 종목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네 체급 가운데 한명만 살아남고 모두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이변의 지원지는 종주국으로서의 두터운 선수층에 있다. 종별선수권이나 B급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실력차이가 백지장 하나라는 것. 이렇다 보니 선수들은 당일 몸 상태와 경기운영에 승패가 좌우된다. 특히 올해부터 도입된 팔각형 경기장과 공격 위주의 포인트가 부각되면서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변한 것도 한 이유다. 태권도협회는 큰 기술은 3점을 주고 카운트가 되면 1점을 추가하는 점수제를 도입했다.
또한 도내 대학의 태권도학과 출신들이 제 기량을 펼치기 시작한 것과 선수 저변확대가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도내에서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대학은 전주대, 우석대, 비전대 등이다. 이들 대학은 학교에서 육성하는 종목으로 우수한 재목들이 진학을 하고 있다. 도내 태권도 선수들은 초중고와 대학, 실업팀까지 있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충분조건이 되고 있다.
국가대표에 선발된 조 선수는 가장 힘든 상대를 결승에서 만난 안새봄이 아닌 같은 대학 출신의 김경민(청주시청)과의 1회전이라고 말했다. 조 선수와 한솥밥을 먹으며 훈련을 했기 때문에 서로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내 선수들이 많은 훈련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한번 국가대표는 영원한 대표가 될 수 없는 것은 두꺼운 선수층과 엄청난 훈련으로 세계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게 이번 김제대회에서 국가대표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이유다.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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