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열 두달을 주로 지리산에서 지내며 위험에 빠진 등산객들을 구해 '지리산 산신령'으로 통하는 한 산악인이 방재의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노시철(51) 남원시지역자율방재단장은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 에서 개최된 방재의날 기념식에서 재난예방과 복구 등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 2007년 12월 창단한 순수 민간단체인 남원시지역자율방재단은 여름철 방재시설물 점검과 하천변 수목 제거, 호우 예방 및 대비, 인명 구조 등 재난 예방과 대비, 복구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방재단은 현재 496명의 단원들이 각 읍면동반, 기술지원반, 자원봉사반 등 3개반으로 나누어 활동하고 있다.
대원들은 창단식 이틑날 충남 태안군 해변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주저 없이 현장으로 달려가 온 몸으로 기름 제거 활동을 펼쳤다.
방재단은 지난달 27일 실시된 2009 재난대응 시범훈련에 산하 단체인 스킨스쿠버연합회와 함께 참가해 모터 보트를 이용한 인명 구조 및 차량 인양, 오염 방제 시범을 선보여 당시 참관했던 김완주 도지사와 최중근 시장, 평가 단원 등으로 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창단에서 활동 까지 방재단을 이끌고 있는 노시철 단장은 지난 1994년 부터 지리산 민간산악구조대장, 지리산적십자구조대장을 맡아 인명 구조 활동에 온 열정을 쏟고 있다.
지리산 일대에서 조난 신고가 접수 되면 어김 없이 그가 나타났다 해서 사람들은 그를 '산신령'으로 부른다.
가장 유명한 일화는 지난 2006년 8월 레프팅 훈련 도중 조난과 2008년 등산중이던 수녀 조난. 그는 당시 레프팅을 하다 급류에 떠내려가 행방이 알 수 없었던 조난자를 대원들과 함께 철야 수색 끝에 시신을 찾아 유족에게 인계했다.
그는 꼬박 이틀간 사고 지점으로 부터 하류 쪽으로 바위 틈새나 물가 까지 샅샅이 수색한 결과 200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을 찾아냈다. 노 대장은 당시 "저나 대원들의 수고는 중요하지 않다. 실종된 분이 목숨을 잃어 너무 괴롭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노 단장은 지난 1998년 1월 지리산 반야봉을 등정하던 서울구로성당 수녀 등 2명이 조난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끈질기게 수색 작업을 벌여 무려 두 달여 만에 이들의 시신을 찾았다. 그는 이 일로 김수환 추기경으로 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밖에 2003년 1월 신녀 산행도중 실족한 탐방객 구조, 2002년 서울 회광교회 중고등학생 단체 수련회때 심장 통증을 호소하는 학생 구조 등 그의 활약상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남원에서 산악용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노 단장은 지금까지 약 100여건의 크고 작은 구조 활동을 주도했다.
그는 산악인으로도 최고의 케리어를 자랑한다.
그는 30년전 산과 첫 인연을 맺은 이후 1986년 일본 북알프스 정복을 시작으로 1996년 히말라야 공가산(7천556m) 원정대, 1997년 킬리만자로(5천886m, 1999년 남미 아콩카구아(6천960m), 2000년 네팔 히말라야 초오유(8천201m), 2005년 남미 파이네 샌트럴 타워 거벽 등 세계 유수 봉오리들을 차례차례 정복했다.
그는 새남원라이온스 회장을 맡아 사회봉사활동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평소 인연이 깊은 산악용품 전문업체(네파)로 부터 방한복 및 의류를 협찬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또한 수곡장학회를 통해 불우학생에게 등산용품 등을 기증하는 등 장학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노 단장은 "이번 수상의 영광을 묵묵히 맡은 바 역할을 다 해준 모든 대원들께 돌린다"면서 "앞으로도 재난 현장의 최일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원=김수현기자.ksh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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