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이 모두 독립군으로 활동하며 나라를 지킨 이가 있다. 광복군 류시보 선생(1925~1994)과 그의 아버지 류소우(호 원해), 큰아버지 류시훈씨이다.

이처럼 일제 강점기에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일본에 대항하던 군대인 한국 독립군의 정신은 우리나라를 자주독립으로 이끌어냈다.

중국에서 태어나 안동이 고향이지만 전주를 제 2의 고향삼아 살아온 광복군 류시보 실록수기 ‘조국이여, 민족이여!’가 신아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사위인 김대곤 시인이 7년 전 고인의 원고 3천매를 정리해 이번에 책으로 출간한 이 책은 실명이 거론되는 등 민감한 사항이 많아 1994년 작고 15년 후인 지금에서야 세상에 나오게 됐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삶의 역경과 독립사의 왜곡을 바로 잡고자 했던 고인의 뜻을 살려 직접 원고지에 한자 한자 담겼던 회고록인 이 책은 우리 곁에 살았던 광복군과 우리나라의 뼈아픈 현실을 담아냈다.

광복군 제 1대에 입대해 초모공작 활동을 했던 고인은 미얀마전선의 열대의 늪을 거쳐 황량한 중국전선에서 행방불명되신 아버지 류소우씨와 전사한 큰아버지를 잃고 홀홀단신 난민선을 타고 다시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해방 후 이데올로기나 조국은 그를 저버렸다.

조국에 대한 미혹의 신념으로 월남의 사선을 민족수난의 우듬지가 되어 이북으로 갔지만 거기서도 사상범으로 잡혀가 형을 받고 복역하다 탈출해 다시 돌아왔던 질곡과 같은 삶을 살았다.

그 후 특무대에 입대해 준위로 제대했으며 중앙정보부에 있었으며 대공상담소 소장으로 퇴직했다.

“독립운동사에서 일가족이 투신할 사례는 드물다. 그런 장인어른을 보고 아들 같은 사휘가 되고자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할 정도로 장인어른을 공경했던 사위 김대곤 시인은 무남독녀 외동딸인 류경란씨와 결혼했다.

이 책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비매품으로 출판됐으며 순수하게 조국독립을 위해 애써왔던 이들을 다시 한번 조명하고 독립사와 헌정사, 정치사의 변모를 보여주는 값진 책이다..

김대곤 시인은 "이제서야 책이 나오게 되어 죄송하고 고인의 뜻이 담긴 실록수기를 통해 자식으로써의 도리를 다한듯해 기쁘다“며 ”오는 6일 대전 국립 현충원에 계신 장인어른 묘소에 찾아뵙고 책을 보여드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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