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화는 동시대 문헌사료를 보충하는 도상자료다. 그래서 문헌자료가 담아낼 수 없는 민중들의 삶과 풍속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분야가 바로 풍속화다.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과 함께 조선시대 3대 풍속화가로 알려져 있는 기산 김준근은 어디서 태어나 성장하고 활동하였는지 자세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은 풍속화가다.

100여년전의 풍속을 고스란히 남긴 기산의 풍속화가 전주에 온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는 개관 7주년을 맞아 오는 3일부터 8월 9일까지 ??기산 풍속도 특별전??을 연다. 이와함께 전북의 대표적 민중인물인 정여립 모반사건과 기축옥사를 주제로 한 세미나도 개최한다.

19새가 말 원산, 부산, 제물포 등 개항장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조선 사람들의 삶을 그린 풍속화를 대량으로 제작, 판매한 기산은 특히 1895년 캐나다 출신 선교사 제임스 게일이 펴낸 '텬로력뎡'의 삽화를 그린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림으로 남긴 100여년 전의 풍속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기산 풍속도 및 관련자료 100여점이 선보인다.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그림은 생업, 의례, 놀이, 무속, 형벌 등 조선시대의 다양한 생활풍속을 소재로 당시 사람들을 단순 명료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 조선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농업, 수공업, 상업 등의 생업활동과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전시하는 섹션과 조선시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놀이와 예술, 의식과 신앙, 출세 등과 관련된 그림을 전시하는 섹션으로 나눠 전시된다.

그동안 기산풍속도는 프랑스, 독일, 덴마크, 영국, 네덜란드 등 외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어 조선 풍속 및 생활모습을 서양에 알리는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박물관은 기축년을 맞아 제 9회 전주학학술대회를 연다. '정여립 모반 사건과 기축옥사'란 주제로 마련되는 이번 학술대회는 선조 22년, 서기 1589년 기축년에 발발하여 3년동안 1,000여명이 희생된 붕당정치의 최대 사건이다. 특히 이 사건으로 인해 전라도가 반역향이 되어 전북 출신 인재들의 중앙진출이 어려워지는 지역적으로 가슴 아픈 역사이기도 하다.

이희권 전북대 명예교수의 '정여립 모반 사건의 관련 사료 검토'란 기조발제에 이어 최영성(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와 이희환(전북대교수), 이동희(전주역사박물관)이 정여립의 생애와 사상, 옥사의 실상과 그 영향, 그리고 정여립과 호남사림의 동향이란 주제발표가 각각 펼쳐진다. 이밖에 종합토론에는 하태규전북대교수가 좌장이 되어 이종범 조선대교수, 우인수 경북대교수, 이해준공주대교수, 송화섭 전주대교수가 각각 토론자로 나선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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