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어린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5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했던 소리를 인정받게 되서 기쁘고 지금 이 순간 부모님이 무척 보고 싶다”고 울먹이는 제3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의 영예를 차지한 판소리부문의 명창부 허은선(34·남원시 도옹동)씨.

2001년부터 8번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참가하며 비로소 명창부 장원을 수상한 허씨는 “7천 8기는 나를 위한 말인 것 같다”며 “25년간 소리를 하면서 소리의 고비보다는 부모님의 빈자리가 너무 커 힘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해준 것이 소리였다”고 말했다.

10살 때 뒷집 언니가 가야금을 가지고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에 배우러 다니는 모습이 좋아보여 따라 다니던 어린 소녀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한 소리가 어느덧 귀명창의 길에 들어서게 해줬다.

故강도근 선생께 처음 소리를 배우기 시작해 성우향 명창 문하에서 무료로 소리를 배우면서 꿈을 한걸음 키워나가며 목청을 가다듬은 허씨는 현재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수석단원으로 스스로도 스승의 뜻을 살려 무료로 소리를 배우고자 하는 어린 소리꾼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허씨가 이날 소리한 대목은 김세종, 김찬업, 정응민, 정권진, 성우향, 성창순, 조상현으로 이어진 김세종제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 대목을 소리했다.

특히나 이 대목은 성우향 명창에게 직접 배운 대목으로 스승의 대한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으며 스승으로부터 상성을 내지를때 안숙선 명창과 비슷하다는 창찬을 듣고 힘을 얻어 더욱 소리에 매진했다고 한다.

“복이 많아서 이런 큰상을 받은 것 같다”며 자신을 낮춰 수상소감을 밝힌 허씨는 “국악원에서 판소리 강습을 받으러온 남원서당 훈장님이 지금의 남편인데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예술대학 국악과를 졸업한 허씨는 판소리 다섯바탕을 모두 완창한 공력의 소유자로 1998년 춘향제 일반부 대상과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차하 수상(2003), 명창부 차하 수상(2007)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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