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부터 전주는 예향으로 손꼽힌 지역이다.

수많은 명인, 명창, 명무 등이 전주를 터전으로 수많은 예혼을 발휘하고 수놓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통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무너져버렸지만 전주는 이러한 예술인들과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의 소유자들로 인해 전국에서 최고의 예술의 고장으로 각인되어 왔다.

이러한 터전을 바탕으로 전주의 춤이 복원되고 있는 가운데 독창적인 전주 춤만으로 서울 무대를 갖는 공연물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으로 재직중인 문정근씨가 이끄는 산조무용단. 국립국악원 제 575회 화요상설에 초대돼 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에 오른다.

프로그램은 '한벽루에서'를 비롯해 민살풀이 춤, '교방검무', '시나위 춤', '풍경', '전라삼현승무', '울림 2' 등이다. 전통춤과 창작무가 나란히 무대에 선보이지만 전통춤을 중심으로 공연을 올린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이번 춤판이 전북은 물론 국내 무용계에 시사하는 것은 바로 지역 고유의 색채가 담긴 춤을 복원하고 재창조해 무대에 올린다는 점이다. 특히 민살풀이 춤과 교방검무, 전라삼현승무는 전주만의 춤사위로 과거의 전주 춤의 형태와 의미를 서울무대에 풀어놓는다는 점에서도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특히 전라삼현승무에서는 전라삼현육각 농삼현보존회원인 이항윤, 박지중, 이재관, 김익두, 고은현, 조용안씨 등이 악사로 참여해 현장음악으로 꾸며 전통예술의 꽃인 악과 무를 동시에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민살풀이춤은 작고한 고 장녹운씨의 춤사위를 제대로 복원해 무대화시킴에 따라 사라진 전주 춤의 복원을 보여준다. 이밖에 교방검무는 전주교방에서 조선후기까지 연행되었던 춤사위로 전라감영이 설치되었던 전주만의 품격을 투영해낸다.

이번 춤판의 이끌고 있는 문단장은 "전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예술의 고장이며 이러한 밑바탕에서 수많은 예인들의 자신의 혼을 몸과 마음으로 풀어냄으로써 가능했다"며 "이번 춤판도 오늘의 전통춤이 있었던 명인 명무에게 바치는 헌정의 무대임과 동시에 화려하고 빼어났던 전주춤의 복원을 위한 길"이라고 설명한다.

전라삼현승무에 직접 무대에서 춤사위를 선보이는 문단장을 비롯해 그의 알토란같은 애제자 박은주, 이화진, 김경주, 김연실, 정윤정, 이은하, 이유미, 김지춘, 배혜국, 이종민씨 등이 무대에 선다.

전주 춤의 복원과 이를 통한 오늘의 마음을 담은 이번 무대는 지역 춤, 더 나아가 전북의 춤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뜻 깊은 무대이기도 하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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