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출신으로 한국문단에서 대표적 풍자작가로 알려진 채만식(1902-1950). 그의 장편소설 '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가 원본 사진자료와 함께 예옥에서 나왔다.

서울대 방민호교수가 500부 한정부로 발간한 이 책에는 채만식이 1933년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소설을 직접 스크랩하고 교정 본 자료의 사진과 이를 근거로 한 원문 텍스트와 현대어 텍스트가 동반되어 담겨져 있다.

특히 채만식은 교정 과정에서 원래 '인형의 집을 나와서'였던 제목을 '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로 교정하고, 내용을 과감하게 삭제와 덧붙이면서 오, 탈자도 바로잡아, 소설의 완성도를 높였다.

더욱이 이 책은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을 소재로 해, 1930년대 조선의 여성 현실을 분석한 소설이다. 주인공 '임노라'가 인형의 집 속 노라처럼 집을 박차고 나온 이후 이야기를 담담한 필치로 그렸다.

소설의 주인공인 임노라는 중산층 가정부인으로 온갖 고난에 맞서면서 제본공장의 노동자가 되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 것으로 책에서는 소개된다.

방교수는 서문에서 "이 소설에 대해 입센의 인형의 집과 베벨의 부인론을 섭렵한 그 너머의 소설"이라며 "그는 입센이나 베벨을 흡수하면서도 그들의 시대 현실과 자신의 시대 현실 사이에 가로놓인 거리에 대한 인식을 자신의 작품 안에 가입해 두고자 했다"고 소개한다.

한편 방교수는 채만식의 유족이 소장한 친필 원과와 자료를 기초로 지난 2006년 채만식의 처녀작 '과도기'를 출간 한 바 있으며 앞으로 세 번째 원본 사진집도 발간할 계획이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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