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 새긴 찻잔은 아름다움을 넘어 전통을 있는 그래도 보여준다. 투박하지만 단정한 매무새로 자신을 알아주기 보다는 자신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노출하면서 세상과 만나는 도구이다. 그래서 석다원은 양반보다는 서민들의 투박한 미의식을 동반해준다.

이명권 한국해양대교수는 "석다원은 태고의 신비와 신령한 이미지의 우주와 연결하는 우물로서의 존재"라고 말하며, 전봉진 동국대교수는 "비움과 채움, 때로는 상념에 묻히듯 침묵을 담고, 침묵은 다시 영혼을 담는다"고 표현하였다.

돌로 만든 찻잔인 석다원의 작가로 알려진 조정우씨가 전주전을 갖는다.'맑고 깨끗한 곳에 있었다. NEXT 3000'이란 주제로 9일부터 19일까지 전라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예술혼이 담긴 돌로 만든 다완 120여점과 석조형물이 전시된다.

돌을 깎아 만든 찻잔에 신비스러운 한국적 문양을 입힘으로써 찻잔의 격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는 이 전시는 한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까다로운 돌작업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보여준다.

특히 돌덩이와의 부단한 씨름을 통하여 작가의 혼을 희생시키며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난 작품들은 마치 종교적 대상물처럼 숭고하기까지 하다. 그동안 하동, 함안, 마산, 서울, 부산 등에서 개인전을 열어 불교계뿐 아니라 문화계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 조정우씨는 이번 전시에서 석다완과 함께 '백제의 꿈'이란 주제의 설치작품도 선보인다. 경상도 함안에서 태어났지만 백제에 대한 애정은 남다른 작가의 염원을 돌에 새기면서 생명을 불어넣었다.

 초대작가 조정우는 함안 출신으로 1978년부터 개인전시 8회를 열 정도로 작품활동이 왕성하며 과거를 통해 현재를 재조명하는 탁월한 작품세계가 높이 평가받고 있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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