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잇따라 시행되고 있지만 수도권과 일부지역에만 효과가 집중될 뿐 도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최저가낙찰제 공사의 확대 시행을 앞두고 있는 데다 도내에서 추진되는 대형국책사업의 외지대형건설업체 독식현상이 심화되면서 수십 년간 전북경제를 지탱해오던 도내 건설업계가 전례 없는 시련기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달 대표회원들의 만장일치의 지지를 얻어 26일 24대 회장 취임을 앞두고 있는 이선홍(59)건설협회 전북도회장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하지만 이회장은 도내 건설업체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위주의 입찰방식을 지역 업체들에게 유리하게 적용하기 위해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도내 건설업체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도전과 변신이, 업체들의 구심체인 관련단체에게도 회원업체들의 상호협력증진과 권익옹호 등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지난 2006년 23대 회장에 당선돼 3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24대 회장에 재임된 이선홍 회장을 만나 건설협 전북도회의 운영방향과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오는 25일까지 23대 회장임기를 마치고 26일부터 24대 회장 임기를 시작하게 되는 데 소감과 함께 어떻게 협회를 이끌어 갈 구상인지?

△외지 대형업체들의 도내 건설시장 잠식과 지역업체들의 수주난 가중으로 인한 고사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50년 역사를 지닌 건설협회 전북도회장에 연임됐다는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협회, 회원의 권익보호 및 단합으로 더 발전되는 건설풍토 조성에 심혈을 쏟겠습니다.
특히 회원들의 요구를 귀담아 듣고 조직역량을 집중시켜 회원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린 협회, 봉사하는 협회로 이끌겠습니다.
이를 위해 협회 의사결정을 혼자하지 않고 3명의 부회장에게 외무·내부·경리 분야 업무를 분담토록 하는 한편 부회장단과 대의원·감사·사무처장 등으로 구성된 임원회의를 한 달에 두 번씩 개최할 방침입니다.

-도내 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은 어느 정도 심각한 실정입니까?
태권도 공원 조성공사와 새만금 관련 공사 등 도내에서 대형 국책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지만 대부분 국제입찰 대상공사이기 때문에 지역 업체 공동도급을 의무화할 수 없어 지역업체들은 10~15%정도의 지분만 참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욱이 그동안 지역업체들의 주요 수주대상 공사였던 학교공사마저 한데 묶어 BTL공사로 발주되면서 외지 대형업체들의 도내 건설시장 잠식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공사규모에 따라 수천만 원~수억 원의 초기 설계비 부담이 있는 턴키와 대안입찰이 주류를 이루면서 지역업체들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 정부의 예산절감 정책으로 최저가낙찰제 공사가 300억 원 이상 공사로 확대된데 이어 올 연말이후 100억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주 난으로 인한 지역건설업체들의 경영악화는 더욱 가중될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협회장으로서 이러한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요?

△도내에서 추진되는 대형 국책사업에 지역업체들의 참여지분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주 태권도 공사에서 지역업체 참여비율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발주처가 전북도와 지역 건설업계의 요구에 의해 일정부분 지역업체 공사참여가 이뤄졌지만 이 같은 성과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이에 따라 2조원 규모의 새만금 방수제 공사의 지역업체 공동도급을 49%까지 확대하기 위해 업계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고 있지만 중앙부처 간 이견으로 공사발주 자체가 늦어지는 등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업계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싸워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국체입찰 대상 금액을 넘는 공사에도 불구, 지역업체 공동도급을 40%까지 의무화하기로 한 4대강 정비사업에 도내에 해당 구간이 없어 도내건설업체들의 수주난 해소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4대강 정비공사에 도내건설업체들의 공사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북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할 생각입니다.
또한 적격심사 기준이 달라 도내 건설업체들의 공사참여 소외가 예상되는 5조원 규모의 호남고속도 공사에도 도내 업체들의 공사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발주처를 설득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선홍 회장은=지난 83년 전문건설업체인 합동토건을 설립하면서 건설업계에 뛰어든 이선홍 회장은 친화력을 바탕으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작만 하면 뭐든지 끝장을 보고야 마는 '불도저'로 정평이 나 있는 전형적인 외유내강 형이다.
도내에서 추진되는 대형 국책사업의 지역업체 공사참여 소외현상과 경영악화로 인한 고사위기심화 등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대표회원사들의 만장일치 의견을 얻어 24대 회장에 재임된 배경에는 이 회장의 이 같은 기질이 현재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라는 믿음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남원시 산동면 목동리에서 4남 4녀중 5번째로 태어나 남원용성고와 전주공업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군대 제대 후 전주 1공단 섬유회사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 중장비를 구입한 것이 계기돼 건설업계에 입문, 1989년에는 합동건설과 1992년 성전건설 등을 설립, 도내에서 대표적인 중견건설업체로 키워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또 1999년에는 적자상태인 완주 고산 생수업체인 (주)석정수를 인수 운영하고 있다.
비교적 큰 어려움이 없이 튼튼한 사업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한번 시작한 일은 끝장낸다는 각오와 성실과 근면이 바탕이 됐다.
건설협회장 외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전주지역 협의회 부의장, 전북애향운동본부 이사 등을 맡고 있는 등 지역사회활동도 활발하다. /이종호기자·leejh7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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