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작가만이 갖는 섬세함이 묻어나는 힘있는 전시가 마련되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이 오는 7월 19일까지 열리는 ‘모악에 품다’展.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유연함으로 알듯 모를 듯한 강인함이 조심스럽게 베어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지역을 대표하는 여류작가 8인의 250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여성의 특유의 세밀한 감성으로 바라보는 전북미술의 현주소를 조명해 보는 자리로 우리시대의 건강한 삶의 빛을 작품 속에 이어내는 작품과 함께 여류와 남자란 이분법적 논리를 뛰어넘어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작품에 반영한다.

전북도립미술관의 개관 5년만에 처음으로 마련되는 여류작가만의 전시로 전북 미술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일생을 화폭에 몸담은 작가들의 초기작부터 완숙미가 묻어나는 최근작까지 30여년간의 작품을 선보이는 회고전 형식의 뜻깊은 전시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하수정 작가를 비롯해 다양한 연령층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여전히 ‘처녀작가’처럼 실험에 힘을 경주한다.

서예가지만 문인화를 넘나들며 대한민국서예대전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할 만큼 탄탄대로 달리며 항상 한 곳에 안주하지 않는 하수정 작가처럼 실험 정신이 올곧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참여작가는 한국화 임섭수, 하수경 작가를 비롯해 서양화 송영숙, 김수자 작가, 조각 양화선 작가, 서예와 문인화는 하수정, 김화래, 김연익 작가 등 8인.

고풍스런 자태를 뽐내며 진한 묵향을 뿜어내는 문인화와 한국화, 추상과 비구상을 오가는 서양화 작품, 가지런하고 정제된듯 하지만 깊은 내면이 숨어있는 서예 작품이 전시장을 화폭의 향연으로 꾸며내며 깎고 거칠게 다듬어진 조각 작품들도 눈에 띈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김현정씨는 “전북 미술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작품 제작과 후진 양성에 임하고 있는 여성작가의 작품이 회고전 형식으로 마련되어 지역미술의 정체성을 조명하고 전북 미술의 발판을 기리고 작품세계에 대해 밀도 있게 연구하기 위한 자리이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전시기간 중 주말에는 영화 상영과 그림일기 그리기 등의 체험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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