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천리안
춘향전의 '악당' 신관사또 변학도가 이번엔 웬지 밉지 않다. 되레 인기 있는 '관광 아이템'으로 재탄생했다.
춘향골 남원의 춘향테마파크와 광한루원 일대에서는 매주 마다 400년전 조선 숙종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듯한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변학또의 부임 행차와 이를 축하하는 기생 점고가 재연되는 것.
오색 깃발을 앞세운 포졸들과 취타대 행렬이 이어지고 육방관속과 기생들이 뒤따른다.
한바탕 부임 행차가 지나간 뒤 광한루원 광장에서 펼쳐지는 마당극이 이채롭다.
육방 퍼포먼스와 기생 부채춤은 그 자체로 훌륭한 예술이다.
관객들은 온갖 협박과 회유로 수청들기를 강요 하는 변학도에 새삼 치를 떨면서도 웬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두 시간 남짓 펼쳐 지는 마당극은 관객과 배우가 따로 없는 말 그대로 '마당놀이'이다.
출연진들이 무덤덤하게 공연을 관람하는 '불량 관객'을 무대 한 복판으로 끌어내 춘향 형량 대신 주리를 트는 퍼포먼스를 펼치면 공연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신관사또 부임행차는 문화체육관광부로 부터 3년 연속 상설 문화관광상품으로 선정됐다.
신관사또 부임행차의 특별한 점은 또 있다. 출연진들이 대부분 일반 시민이라는 것.
남원시는 지난 2월 출연배우를 공개 모집해 100여명을 뽑았다.
이들은 각자 역량에 맞게 배역을 맡아 그동안 맹연습을 해왔다.
남원시는 여름 휴가철은 7월과 8월 두 달 동안 리허설을 겸한 공연을 갖고 9월 초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 상설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신관사또 부임행차 퍼레이는 주민들이 펼치는 로마의 원형경기장 공연 처럼 남원의 대표적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남원=김수현기자.ksh5351@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