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는 조선 후기까지 교방이 존재하였고, 일제강점기에는 기생조합과 권번을 통해 전통문화예술이 고스란히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러한 뿌리 깊은 전통을 통해 전북의 전통문화는 근, 현대화를 거치면서 이른바 무형문화재로 대접을 받고 보존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재는 한정된 틀 속에서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깊은 생명의 숲도 이제는 자신들만의 기량으로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992년 첫 무대를 가진 ??전라도 춤, 전라도 가락??은 오늘날까지 질긴 생명력을 올곧게 이어오고 있는 전라도 예인들의 혼의 무대을 발굴하고 전승하는 공연물이다. 잊혀져버린 전통의 명인들을 무대에 올려 춤과 가락을 복원하여 기록으로 남긴 이 뜻깊은 무대가 올해로 열여덟번째 판을 연다. 3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에서 베풀어지는 ??전라도 춤, 전라도 가락??에서는 농익은 연륜과 패기있는 우리 춤이 공감하게 된다.
특히 이번 무대는 ??전북춤 찾기 1??로 예기무, 전라삼현승무, 호남살풀이, 장녹운류 살풀이춤과 전주 학무, 전주 검무가 선보인다. 전주를 중심으로 수백년을 이어온 우리 춤의 본질을 탐색과 그 의미를 찾아나서는 여정이다. 그래서 쉽고 간과할 수 없는 무거운 우리춤의 본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계의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예기무는 전라도 교방과 권번을 거친 춤사위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사랑방에서 연희되었던 특유의 발디딤과 손놀림이 중견무용수 김광숙씨에 의해 무대화된다. 또 몇해전 복원돼 이제 중앙무대에서도 그 예술적 미감을 인정받고 있는 문정근씨의 전라삼현승무는 전주라는 지역이 주는 춤사위로 이매방류와 한영숙류에서 볼 수 없는 특유의 신명과 장대함이 장삼자락에 담겨진다. 이밖에 전북도지정 무형문화재 최선씨에 의해 복원된 호남살풀이는 맺고 푸는 풀이에 근거를 두면서도 전라도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여백의 미가 돋보인다.
이밖에 고 장녹운의 민살풀이를 복원해 올리는 이유미씨의 춤사위는 특히 기대를 모은다. 젊은 춤꾼이 수십년 걸린다는 우리 춤의 속을 얼마나 담아내고 어떻게 풀어내질 관심을 모으기 때문이다. 이밖에 산조전통무용단의 전주 학무와 금파춤보존회의 전주검무는 지명을 달고 선보이는 춤사위란 점에서 전주만의 독창적인 춤사위를 무대에 선보인다.
지금까지 50여명이 넘는 숨어있는 예인들을 발굴해 10여명의 명인들이 예술성을 인정받아 무형문화재에 지정된 ??전라도 춤, 전라도 가락??은 수없이 쏟아지는 공연물속에서 ??진정 한 우리 것에 대한 천착??이란 점에서 기획력에서도 큰 평가를 받고 있다.
사단법인 마당 관계자는 ??전통문화의 진정한 면면을 간직하고 있는 예인들과 그 예인들의 춤사위는 물론 삶 자체까지 따라 나서는 후학들의 전승의 무대인만큼 전라인의 넒고 깊은 예술적 향취를 만날 수 있다??고 공연취지를 설명했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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