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에서 이벤트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소극장 무대가 감동있는 내용과 출연진의 열연, 그리고 각종 이벤트로 관객들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7시 30분 소극장 아르케에서 막을 올린 익산 극단 작은소동이 제작한 '아빠는 새가 아니다'는 기러기 아빠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작품의 정면에 올려놓았다. 소극장이란 제한적 공간에도 관객들이 연기진들의 숨소리까지 빠져드는 매력을 안겨준 이 작품은 소시민의 애환을 다룸으로써 주변에서 한번쯤 들어왔던 우리시대 자화상이다.

이충무가 작가로 참여하고 고조영씨가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아내와 딸을 캐나다로 보내고 3년째 혼자 외롭게 지내는 기러기 아빠 '신조류'와 혼자 생일을 지내야 하는 외로움과 그 외로움을 몰라주는 아내에 대한 서운함을 역할 대행회사 '니맘내맘'에 딸과 아내를 신청한다.

여기에 딸 '다미' 역할 대행으로 온 한신애는 기대와 달리 까칠하고 반항적이다. 또 아내 대행의 봉삼월은 연상에 촌스럽기까지 해 주인공 신조류는 당황스러워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이 없을 때 느끼지 못한 행복을 알게 되고 정을 붙여간다.

그러나 어느 날 신애가 학교에서 반장을 때려 말썽을 일으키자 부모가 없는 신애는 신조류와 봉삼월에게 부모 역할을 대신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이 신선한 감동을 안겨주는 것은 바로 이 시대의 40대 아버지들의 자화상이다, 뜨거운 가족애 때문에 혼자 사는 수고를 묵묵히 받아들이고 외로움과 싸우는 소시민 가장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가족대행이라는 다소 엉뚱한 소재를 가미해 새롭게 각색했다. 이병옥, 오지윤, 정해선씨의 깔끔한 연기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놓았다.

특히 헌혈증을 기증하면 관람권 3천원을 할인해주고, 작은소동에서 올려진 모든 공연의 유료관람티켓을 가지고 오면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오는 12일까지 계속되며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7시 30분이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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