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임에도 아내에게 과도한 성관계를 요구하고 생활비를 제때 주지 않은 남편에게 결혼생활 파국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5일 전주지법에 따르면 A(71)씨는 1993년 3월 B(62·여)씨와 재혼한 후 몇 년이지나 갱년기를 맞은 아내에게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

A씨는 하루 저녁에 2차례 이상 성관계를 요구할 정도로 성욕이 왕성했고, 성행위 후 통증을 호소하는 B씨를 타박하기도 했다.

심지어 주변인들에게 “아내 때문에 성생활이 순탄치 않다”는 등 은밀한 부부이야기까지 서슴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성욕을 해소하지 못하자 생활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B씨를 상대로 이혼 청구소송까지 냈다.

법원 가사 1단독 박지연 판사는 A씨가 B씨로 상대로 낸 이혼 청구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며 재산은 3대 1로 분할하라”고 판결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성욕이 감퇴하고 성기능이 약화돼 왕성한 성욕을 보이는 원고의 반복되는 성행위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에는 신체적·정신적 한계가 있다”면서 "이를 두고 일방적으로 피고에게만 성행위 요구를 거부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와 피고 모두 의학적인 진단과 상담 등을 통해 성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잘못이 있지만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 경제적인 가족 부양의무를 게을리 한 원고에게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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